부산상의서 '문재인 만세' 터진 까닭…"신공항 때문"

'조성제 부산상의 회장 오너' 비엔그룹 세무조사 배경 놓고 설왕설래

2016-12-20     박동욱 기자
[매일일보]조성제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이 창립한 비엔(BN)그룹이 고강도 세무조사 끝에 19억원을 추징받은 사실이 최근 확인<본보 12월9일자>된 가운데 지역 경제계에서 조 회장의 정치적 성향에 대한 갑론을박이 지속되고 있다.20일 부산지역 경제계에 따르면 2012년 대통령 선거일 직전 문재인 당시 민주당 후보가 부산상의를 방문한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 만세' 해프닝이 있었다는 보도<본보12월6일자 인터넷판> 이후 이 같은 상황의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일고 있다.특히 비엔그룹에 대한 이례적 교차 세무조사 사실이 당시 특정 후보 지지와 연관된 게 아니냐는 정치적 해석을 낳으면서 이러저러한 얘기들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이와 관련, 지난 대선 직전인 2012년 11월15일 부산상의 초청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만세'를 선‧후창한 해당 상의 의원이 당시 상황에 대해 입을 열었다.A 의원은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개인 생각이란 느낌을 전제로) 당시 부산상의는 문재인을 미는 분위기였다"고 실토했다.조 회장과 초청받은 상의 핵심 의원들이 당시 문 후보를 (조직적으로) 지지한 것이냐는 의문에 대해서는 "당시 (부산상의는) '신공항추진위원회'를 (주도)하고 있었기 때문에 '신공항'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밀자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이어 "당시 박근혜 후보가 (상의 초청에) 안 와서 섭섭했다. 그래서 '문재인 만세'가 된 것"이라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그는 이 자리에 참석했던 다른 상의 의원이 '문재인을 청와대로, 문재인 대통령 만세'라고 두번에 걸쳐 선‧후창했다는 주장에 대해 '문재인 만세'라고만 외쳤다고 기억했다.부산상의는 2012년말 대선을 앞두고 여‧야당 후보를 모두 초청했으나 박 후보는 부산을 몇번 찾는 과정에서도 부산상의를 들르지 않았다.이 때문에 부산상의 안팎에서는 박 후보가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하지 않는 부산상의에 반감을 갖고 초청에 응하지 않은 게 아니냐는 우려섞인 얘기들이 나돌았다.A 의원은 이같은 해석에 대해 "지역 경제계는 경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후보를 미는 것"이라며 경제 논리를 강조했다.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지지한 것이 아니라 당시 박 후보가 가덕도 신공항 추진을 천명하지 않은 데 대한 반작용이었을 뿐이었다는 설명이다.당시 부산상의의 문재인 지지 분위기가 최근 조 회장의 비엔그룹 세무조사로 이어졌다는 일부의 추측에 대해서는 "네버(절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그는 "비엔그룹의 이번 세무조사는 정기조사로, 세금 추징액 19억원은 비엔그룹의 규모를 감안하면 '껌값'"이라며 지나친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A 의원은 부산상의 의원(120명) 가운데 핵심 의원으로 분류되는 상임의원으로 당시 회의에 참석했고, 지난해부터는 조 회장을 뒷받침하는 18명의 부회장 가운데 한명으로 활동하고 있다.앞서 복수의 부산상의 의원은 기자와 만나 "지난 2012년말 대선 후보 초청 조찬회에 정책간담회로 알고 참석했는데, 마치 문재인 대통령만들기 출정식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며 당시 부산상의의 정치적 편향성을 지적한 바 있다.한편 국세청은 지난 8월말부터 2개월여 동안 '대검 중수부'와 비견되는 서울국세청 조사4국 요원들을 부산 BN그룹 본사에 파견해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벌인 끝에 최근 세금 탈루액 19억원을 추징했다.비엔그룹 창업주 조성제(66) 회장은 박 대통령의 취임 직전인 2013년 1월께 전격적으로 "부산상의 회장 직무에 전념하겠다"며 회장직을 친동생인 조의제(62) 그룹 총괄부회장에게 넘기고 명예회장직으로 물러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