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최고금리인하 초읽기…중금리 시장 공략
내년 인터넷은행 등장에도 위기의식
2016-12-20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대부업 최고금리를 인하하는 법안 통과가 초읽기에 들어감에 따라 대부업 계열 저축은행들이 연 10%대의 중금리 대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이 법안에 따라 대출 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어 기존의 고금리 고객 상당수를 잃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내년 상반기에 출범할 것으로 전망되는 인터넷전문은행에 중금리 시장을 빼앗겨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도 중금리시장 진출 경쟁을 부추기는 것으로 보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JT친애저축은행은 이달 14일부터 직장인을 대상으로 최대 5000만원까지 12∼19.9%의 금리로 대출을 해주는 ‘원더풀 WOW론’을 출시했다. OK저축은행 역시 중금리 대출 상품 출시를 위해 시장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른 대부업 계열 저축은행들도 중금리 시장 진출을 위해 별도의 태스크포스(TF)를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제까지 중금리 대출에 소극적 태도로 일관해 왔다. 올해 7월 기준 29개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중 10%대 중금리 대출 비중은 3.2%에 불과했다. 이 탓에 일각에서는 “저축은행이 중금리 시장을 외면하고 고금리 대출에만 몰두한다”는 비난도 나왔다. 그러나 대부업체를 비롯해 저축은행이나 캐피탈 등의 대출 최고금리를 연 34.9%에서 27.9%로 낮추는 대부업법 개정안 통과가 다가옴에 따라 대부업계 저축은행도 태도를 바꿀 수밖에 없게 됐다. 당장 고객 감소가 눈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새로 등장하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이 10% 안팎의 중금리 대출을 내세운 점도 변수다. 최고금리가 낮아지는 상황에 10%대 금리 시장까지 인터넷은행이 선점하면 저축은행의 개인신용대출은 급속하게 위축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저축은행의 중금리 시장 진출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낮아지는 만큼 심사를 더 깐깐하게 해 저신용 대출자를 걸러낼 수밖에 없다”며 “현재 대출고객 중 20∼30%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당분간은 업체들이 중금리 시장 진출을 모색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대부분 상품의 대출 금리가 20% 초중반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