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구조개혁 현실화, 국제금융질서 변동 생기나

2000년대 이후 중국 위상강화 반영…신흥국 목소리도 커져

2015-12-20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조개혁이 현실화됐지만 개혁 지연에 따른 신흥국들의 불만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앞으로 국제금융질서 변경 시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2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의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처리된 2016회계연도 예산안에는 ‘미국의 IMF 집행이사가 66-2호 결의안에 따른 IMF 이사회의 헌장 변경을 승인할 수 있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66-2호 결의안’은 2010년 마련된 IMF의 구조개혁 방안을 뜻한다.    구조개혁의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졌던 미국 의회의 승인이 이뤄진 이상 남은 절차는 188개 회원국에 대한 통보와 출자금 수령, 그에 따른 실제 쿼터 조정이다.   IMF 집행이사회는 이르면 다음 달에 쿼터 변경 검토를 위한 일정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IMF 구조개혁의 가장 두드러진 점은 신흥국, 특히 중국의 입지 강화다.   출자금 확충이 끝나면 중국의 지분 순위는 현재 6위에서 3위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와 브라질, 러시아 등 'BRIC' 4개국의 IMF 지분 순위가 모두 10위권 안으로 상승하게 된다.   한국 역시 현재 1.41%에서 1.8%로 지분이 상승하게 된다. 국가별 순위로는 현재 18위에서 16위로 높아진다.   미국의 지분은 16.7%에서 16.5%로 소폭 감소하지만, 중요 안건에 대한 거부권은 현재대로 유지된다.   최광해 IMF 이사는 IMF 구조개혁이 눈앞으로 다가온데 대해 “IMF는 그동안 위기 상황에 대한 효과적인 대처를 위해 자금 여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 왔고 그를 위한 구조개혁을 기다려 왔다”며 IMF 내부에서 미국 의회의 승인에 대해 “잘된 일”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입장에서도 과거에 IMF로부터 지원을 받던 입장에서 이제는 기여하는 입장으로 바뀌게 됐다”며 “국제사회에서 책임이나 역할이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중국 역시 2010년 마련된 개혁안은 IMF에 대한 신뢰와 정당성, IMF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것”이란 입장을 보이며 환영 의사를 표했다.워싱턴DC의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이 IMF 구조개혁에 소극적이라는 점이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영향력 약화로 이어졌던 부분이 있었다며, 미국 의회의 IMF 구조개혁 승인에 다소 늦은 감이 있다는 의견을 냈다.   정책연구기관 애틀랜틱카운슬의 안드레아 몬타니노 연구원은 전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IMF가 금융위기와 남유럽 재정위기 같은 상황을 거치면서 “경쟁과 균형을 토대로 전인미답의 금융환경에 대응해 가는 존중받는 국제기관으로 변모했다”며 “이런 점이야말로 미국 의회의 승인이 왜 중요한지 보여준다”고 평했다.   IMF의 구조개혁 실천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국제 금융질서의 지각 변동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 또한 여전하다.   그동안 IMF 구조개혁 지연에 대한 불만은 신흥국을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돼 왔고,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나 브릭스개발은행의 설립이 이런 불만 때문이라는 해석이 유력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