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잇따른 M&A 고배…증권사 매물 계속 물색

윤종규 회장 선택 놓고 평가 엇갈려…KB투자증권 중심 역량 강화

2016-12-24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KB금융그룹이 KDB대우증권 인수에 실패했다. 이로써 올해 인수를 마무리한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을 제외하고 앞선 4차례 시도에서 고배를 마셨다.    KB금융은 우선 계열사인 KB투자증권의 역량을 강화하면서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다른 증권사 인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KB금융그룹은 지난 2006년 외환은행 인수 추진 당시 론스타와 외환은행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으나 론스타의 ‘먹튀’ 논란과 감사원 조사, 검찰 수사 등이 잇따르자 인수를 포기했다.2011년에는 민영화가 추진된 우리금융지주 인수를 위한 승부수를 던졌으나 ‘메가뱅크’ 논란 등 금융권 안팎의 반대여론에 밀려 M&A 카드를 접었다.   2012년에는 경영진이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를 강력히 추진했으나 이사회의 반대로 인수를 포기했다.   이 과정에서 경영진과 사외이사 간 갈등이 표출되기도 했다.   2013년 말에는 우리금융지주가 내놓은 우리투자증권 입찰에서 농협금융그룹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절치부심하던 KB금융은 지난해 ‘윤종규호’ 출범 후 LIG손보를 인수하는 데 성공했으나 이번 대우증권 인수전에서 다시 쓴잔을 들었다.   윤 회장은 대우증권 인수에 자신감을 내비쳤으나 결국 라이벌을 제칠만한 ‘통큰’ 제안을 내놓지 않았다.   이로써 메가 증권사를 거느린 금융그룹을 일궈놓겠다는 그의 꿈은 일장춘몽이 됐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인수가로 2조1000억원 이하를 적어낸 반면에 승자로 결정된 미래에셋은 이보다 3000억원 이상 많은 2조4500억원 정도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증권 인수가 불발되면서 그동안 굳건했던 윤 회장의 리더십에 어느 정도 생채기가 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윤 회장은 이번 인수작전을 위해 SGI서울보증의 김옥찬 사장을 KB금융 부사장으로 스카우트했고, 직접 인수합병을 진두지휘하며 총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KB금융의 대우증권 인수실패를 놓고 잘잘못을 평가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오너 체제인 미래에셋이 대우증권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하더라도 지나치게 비싼 값을 제시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KB금융이 대우증권을 인수하려한 것은 은행업에 치우친 현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서였다.   KB금융은 올 3분기 기준 은행 부문이 순이익의 67%를 차지하고 있으나 카드는 20%, 증권은 3%에 불과하다.   LIG손보 인수로 보험 분야 경쟁력을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증권은 업계 정상권과는 거리가 멀다. KB투자증권은 자기자본 기준으로 업계 18위다.   그러나 점점 고객의 자산관리(WM) 업무가 중요해지고, 은행·보험·증권을 아우르는 복합점포가 늘어남에 따라 현재의 전력만으로 다가오는 금융환경 변화를 따라갈 수 없다는 게 KB금융의 판단이었다.   KB금융이 대우증권 인수전에 총력을 쏟은 이유다.   그러나 대우증권 인수 실패로 KB금융은 혹시나 해서 마련한 ‘플랜 B’를 가동할 수밖에 없게 됐다.   ‘플랜 B’의 핵심은 자회사 양성을 통한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다.   우선 KB투자증권의 내적 성장(Organic-growth) 전략에 따라 앞으로 KB투자증권에 대한 투자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내적 성장 전략은 KB국민은행의 채널을 통한 은행·증권 복합점포 확대, 중소·중견기업 대상 고객 확대 및 기업투자금융(CIB) 모델 육성, 인력 확충을 통한 시너지 전략 추진이 핵심이다.   여기에 증권사에 대한 M&A 가능성도 열어두겠다고 KB금융은 밝혔다.   현재 KB금융이 인수할 만한 규모의 회사로는 현대증권이 있다.   KB금융 고위 관계자는 “일단 KB투자증권을 증자를 통해 규모를 키울 것”이라며 “(M&A 대상이 있는지) 증권사 매물 시장을 지속적으로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