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차' 황창규 회장, '黃의 법칙' KT에는 불통

청년희망펀드 강제 ·네거티브 공격 자격논란 등 직원 다스리기 급선무

2016-12-29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취임 3년차를 맞은 황창규(사진) KT 회장이 올 한 해 공격적인 행보로 두드러진 활약을 펼쳤지만, 내부단속 뒷전 등 풀어야 할 과제 역시 산적해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29일 업계에 따르면 황 회장은 올해 기가 인프라 구축 및 사물인터넷(IoT), 통신 주파수 확보, 인터넷전문은행 사업권 획득 등 굵직한 성과를 올린데 이어 실적도 흑자 전환하며 경영정상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그러나 황 회장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다소 냉소적이다.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 추진을 놓고 경쟁사들이 일제히 반기를 들고 있는 가운데 KT의 연일 네거티브 공격이 ‘눈엣가시’로 비춰지고 있기 때문이다.KT의 경우 IPTV인 올레tv 외에도 스카이라이프 위성방송을 겸업하고 있어 SK텔레콤의 M&A 비난 자격에 의문부호가 붙은 것.실제 방송통신위원회의 ‘2015년도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에 따르면 KT(33.6%)가 올 상반기 방송·통신 결합상품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 SK브로드밴드(26.6%), LG유플러스(17.2%) 순이었다.이동통신을 포함한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순위에서도 여전히 KT(41.8%)가 SK(36.2%)를 앞선다.이에 더해 최근 KT스카이라이프가 지난 2012년 중단했던 위성방송과 IPTV 전송방식을 결합한 DCS 서비스를 3년만에 재개하고 나선 터라 비판의 수위를 높이는 행위에 대해 업계가 곱지 않은 시선을 내비치고 있는 것.이런 가운데 지난 4일 친정체제를 강화해 본격적인 이익창출 의지를 표명한 바 있는 황 회장은 내부 단속 역시 뒷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신규 사업 플랫폼 구축이라는 승부수 이면에는 구조조정 등 조직 재편에만 집중했다는 지적이다.실제 KT는 지난해 창사이래 최대 규모인 8304명을 구조조정했다. 자발적인 퇴사 인력까지 더하면 9000명에 달한다.특히 지난 2013년 KT의 직원(계약직 포함)은 3만2451명이다. 지난해에는 2만3371명까지 감소했다.이 밖에도 KT렌탈·KT캐피탈 등의 비통신 계열사를 정리하는 등 고강도의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게다가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지급된 퇴직금만도 약 1조원이 집행돼 이는 고스란히 지난해 실적에 반영돼 이중고를 겪었다.최근 조직개편에서는 주요 측근을 비서실장에 임명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연임 작업을 위한 사전 포석 작업이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논란의 중심에 선 청년희망펀드 참여 방식을 놓고도 여전히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익명을 요청한 KT 한 관계자는 “회사가 사실상 청년희망펀드 기부를 압박하고 있다”며 “기부를 하자니 돈이 부담스럽고 안 하자니 혹시 모를 불이익이 걱정된다”고 귀띔했다.사측은 전적으로 개인의 의사에 따라 기부를 결정했다고 밝혔지만, 기부금 급여공제와 세액공제를 빌미로 실명으로 진행된다고 강조해 사실상 청년펀드 모집을 압박하고 있다는 게 내부의 중론.외부에서 영입한 인사들과 기존 KT 조직원들 간에 빚어졌던 갈등을 해소하고 ‘하나로 뭉친 KT’가 되자는 의미의 ‘싱글(single) KT’란 메시지를 줄곧  강조해온 황 회장이 싱글 KT를 외치기 전에 직원 다스리기부터 선행돼야 한다는 자조섞인 평가가 흘러나오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