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CJ헬로비전 M&A' 놓고 통신업계 날선공방

2015-12-29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추진을 놓고 업계의 날선 신경전이 지속되고 있다.

29일 한국미디어경영학회 주최로 열린 ‘2016년 방송통신산업 현안과 해결 방향 모색’ 심포지엄에서 발제를 맡은 학계 관계자들이 통신사업자의 케이블TV 시장 진출이 “장기적으로 요금 절감과 품질 향상 등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하자 KT와 LG유플러스는 즉각 반발했다.

김용규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행사에서 “케이블TV인 CJ헬로비전 이용자들은 기존에 초고속인터넷과 방송의 결합상품 이용만 가능했지만 SK텔레콤이라는 통신사업자의 케이블 시장 진출로 인해 초고속인터넷과 방송, 이동전화가 결합된 상품의 출시가 가능해지면 소비자들의 지불 요금이 낮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케이블TV 업계가 수신료 및 영업이익 감소, 저가 구조 속의 출혈경쟁, 낮은 디지털 전환율 문제 등을 겪고 있고, 이런 위기는 자칫 약탈적 재무적 투자나 차이나머니 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는 건전하고 장기적인 국내자본이 케이블TV 산업에 투입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또 “SK텔레콤의 케이블TV 시장 진출은 통신과 유료방송 시장의 경쟁 제한성이 발생하고, 방송 공공성이 훼손된다는 우려가 많은 것도 사실”이라며 “정부가 합리적인 인수합병의 조건을 제시해 케이블TV 업체의 상생을 도모할 수 있도록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KT와 LG유플러스측은 공동 보도자료를 내고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당국이 적시에 승인하고, 인수·합병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은 인수합병 조건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 심포지엄의 기조는 SK텔레콤의 주장과 요구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며 “특정 사업자를 대변하는 왜곡된 행사가 개최되는 것에 유감”이라고 표명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로 인해 이동통신 시장 지배력이 유료방송과 초고속인터넷 시장으로 전이되고 통신비 부담 증가, 소비자 편익 감소 등이 우려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SK텔레콤은 차세대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서 기반을 확보하고, 인터넷 기반 방송서비스인 OTT(Over the Top)를 포함한 뉴미디어 시장의 새로운 사업 모델을 통해 성장을 추구한다는 명분으로 지난달 CJ헬로비전을 인수해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하는 계획을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공정거래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 당국은 별도의 심사위원회를 꾸려 현재 두 회사의 합병 적정성을 들여다보고 있으며, 내년 2월 중으로 인수·합병 허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