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세계 에너지기업 금융위기 이후 최다 파산

58개 에너지기업 파산…유가와 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 급락 영향

2016-12-30     이수빈 기자
[매일일보 이수빈 기자] 올해 전세계 에너지기업의 파산보호 신청 건수는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캐피털 IQ 자료에 따르면 올해 파산보호를 신청한 에너지 관련 기업은 작년 20개에서 올해 58개로 크게 늘었다.이는 2009년 금융위기 직후 기록한 95개 이후 가장 많은 수로, 유가와 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 급락으로 관련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국제 유가는 지난 28일 기준으로 배럴당 36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달 11월과 12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을 기준으로 유가는 각각 10.60%, 8.52% 급락하는 등 연말들어 유가가 하락세를 재개한 모습이다.이는 올해 전세계 원유 공급량이 수요를 크게 웃돌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하루 평균 원유공급량은 수요를 170만 배럴가량 웃돌았다.30일 S&P 캐피털 IQ에 따르면 이달 17일까지 7개 에너지 관련 업체가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올해 상반기 중 파산보호 신청기업은 18개였으나, 하반기에 40개로 두 배 이상 늘었다.유가가 반등하지 않으면 한계기업들이 더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아 파산 기업은 갈수록 늘어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지난 11일 텍사스와 루이지애나에서 원유와 천연가스를 시추하는 큐빅 에너지사는 부채 1억2640만달러를 기록하고 파산으로 내몰렸다.또 브라질 최대 기업인 국영 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는 자금난 완화를 위해 천연가스 부문 자회사의 지분 일부를 일본 미쓰이에 매각하기로 했다.업계에 따르면 페트로브라스는 천연가스 부문 자회사인 가스페트로(Gaspetro)의 지분 49%를 미쓰이에 19억3000만 헤알(약 5845억원)에 매각할 것으로 알려졌다.이 밖에도 올해 많은 에너지기업들이 파산을 모면하기 위해 각종 방안을 도모해왔다.미국 대표 원유업체인 셰브론은 올해 최대 7000명을 감원하고, 내년 자본지출도 약 25%가량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또 미국 최대 정유회사인 엑손모빌도 올해 초 자본지출을 작년보다 12%가량 줄일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원유 공급과잉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원유업체들의 우울한 전망을 예상했다.댈러스 연은은 내년 전세계 원유 공급이 하루 60만배럴가량 초과공급될 것이라며 전세계 원유재고도 2017년까지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국제에너지기구(IEA) 또한 12월 보고서에서 내년 석유 수요 증가세 둔화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높은 생산 수준 유지에 따라 공급 과잉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