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소득격차, 통계작성 이후 최대 심화

경실련 '양극화 문제, 정략적 접근 중단해야'

2007-05-19     권민경 기자
[매일일보= 권민경 기자] 노무현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양극화를 화두로 제기한 후 양극화의 원인과 대책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확산되어 온 가운데 소득격차는 통계작성 이후 최대로 심화됐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지난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1·4분기 가계수지 동향' 에 따르면 전국 가구의 소득격차가 2003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벌어져 소득불평등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가구를 소득별로 20%씩 5개 분위로 구분했을 때 소득이 가장 많은 5분위를 가장 적은 1분위 소득으로 나눈 소득 5분위 배율은 8.36으로 관련통계를 만들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또한 전국 가구 중 적자 가구의 비율은 31.8%로 늘었으며, 도시근로자 가구의 소비지출 증가율은 3.4%가 늘었지만 1·4분기 증가율로는 9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정부·여당은 세계화가 양극화 확대의 핵심원인이며 양극화해소를 위해서는 복지지출을 통한 사회안정망 구축이 요구된다고 한 반면, 한나라당은 정부의 잘못된 경제정책과 반기업정서에 따른 경제침체가 신빈곤층 양산의 핵심원인이며 경제성장만이 신곤빈층 해소의 핵심대책이라고 상반된 입장을 제기했다.

이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우리사회가 당면한 가장 중요한 양극화문제에 대해서조차 전혀 다른 원인진단과 대책을 제시하면서 정치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며 "양극화로 인한 폐해가 심각히 나타나고 있음에도 정치권이 정략적 접근으로 일관하고 있다" 고 비난했다.

이어 경실련은 "정부와 정치권은 객관적 원인진단에 기초해 종합적인 양극화 완화 대책을 제시하라" 고 촉구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세계화가 양극화 심화의 핵심원인이라는 정부·여당의 인식이나 정부의 잘못된 경제정책으로 기업의 투자의욕이 감소하고 경기가 침체된 것이 신빈곤층 증가의 근본원인이라는 한나라당의 주장은 공히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짧은 기간에 확산되어 온 대내·외적 원인과 특히 양극화가 심화, 재생산되는 구조적 원인을 제대로 설명해 주지 못한다는 것.

또한 사회복지지출의 확대를 통한 사회안전망 구축이 양극화 해소의 핵심대책이라는 정부·여당의 주장이나 경기회복을 통한 고용확대가 유일한 대책이라는 한나라당의 인식은 양극화 심화와 중산층 붕괴에 대한 부분적 대책에 불과하다고 경실련은 주장했다.

한편 경실련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이 빠른 속도로 양극화가 심화, 재생산되고 되고 있는 것은 왜곡된 경제구조와 정부의 잘못된 경제정책에 큰 원인이 있다" 면서 "구조적으로 재생산되는 양극화를 완화하기 위해 경제구조의 개혁이 일관되게 추진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정부 경제정책의 일대전환이 필요하다" 고 지적했다.

따라서 부동산투기의 근절, 대중소기업간 공정거래질서의 확립, 기업경영의 투명성 확보,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의 육성, 비정규직 등 노동시장 개혁, 조세정의와 소득재분배 기능의 강화 등 양극화를 완화하고 건전한 국가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일관된 경제구조개혁 노력이 추진돼야 한다는 것이 경실련의 주장.

경실련은 "이를 위해 경제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 면서 "부동산, 카드, 벤처 등으로 대표되는 단기부양책의 유혹을 차단하고 경영투명성 확보와 공정경쟁을 위한 시장감독기능을 대폭 강화하여야 하며 경쟁력있는 중소·중견기업에 정부의 정책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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