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수장 신년사 '금융개혁·리스크관리' 의지 보여
임종룡 금융위원장 금융개혁·진웅섭 금감원장 리스크 관리에 초점
2017-01-03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3일 신년사를 통해 금융개혁을 지속하면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정책을 짜는 임 위원장은 금융개혁에, 주로 집행하는 쪽인 진 원장은 리스크 관리에 좀 더 초점을 맞췄다. 임 위원장은 당나라 시인 이가우의 ‘야도화쟁발(野渡花爭發)’이란 구절을 인용해 “국민이 금융개혁 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개혁 속도를 높이고 깊이도 더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우선 금융산업 문화를 자율과 창의가 넘치도록 바꿔야 한다고 했다. 바꿔야 할 문화로는 보신주의와 연공서열을 지적하고, 지향점으로는 금융회사 인사·보수·교육·평가 전반에서의 성과주의 정착을 꼽았다. 진 원장도 신년사에서 “성과주의 문화 확산을 통해 금융산업의 역동성을 불러일으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위원장과 진 원장이 성과주의를 이구동성으로 강조하고 나섬에 따라 금융권에 성과주의를 뿌리내리게 할 방안이 새해엔 한층 더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임 위원장과 진 원장은 또 한목소리로 시장안정과 위기관리를 강조했다. 먼저 임 위원장은 “새해 경제·금융 여건은 쉽지 않은 상황일뿐아니라 불확실하다”며 “미국의 금리 인상, 중국과 산유국의 경기부진으로 글로벌 경제는 국가별, 지역별로 차별화가 심화되고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진 원장은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국내 금리상승으로 이어질 경우에는 가계와 기업 모두 자산과 부채를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이자부담 증가 등으로 힘겨운 과정을 겪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말을 인용해 금융감독 당국의 자세를 주문하기도 했다. 진 원장은 “버냉키 전 의장은 감독당국으로서 미흡했던 세 가지로 금융사가 리스크를 관리하도록 감독하지 못했고 소비자보호 기능을 소홀히 해 경제주체의 무분별한 차입을 억제하지 못했으며, 금융시스템 전체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하지 못한 점을 꼽았다”며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두 수장이 제시한 위기 극복 해법의 큰 줄기는 사전 모니터링 강화와 선제적 대응이다. 임 위원장은 시장 불안과 외국인 자금 유출에 대비해 “금융회사가 충분히 유동성을 확보하도록 유도하고 스트레스 테스트 등을 통해 금융사의 충격흡수 능력을 수시로 점검하겠다”면서 가계와 기업 부채의 선제적 관리를 강조했다. 그는 “경제불안이 현실화되면 저신용 서민계층을 위한 자활·재기·지원 관련 정책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진 원장은 “2016년은 리스크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며 “시나리오 분석을 통해 취약부문을 선제 파악해 대응책을 마련하는 동시에 금융회사에 대한 건전성 검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