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연예인 60% 성접대 제의받았다"…정관계 인사도
2011-04-27 이한듬 기자
[매일일보] 여성연기자 10명 중 6명꼴로 재력가나 기획사 대표 등 사회 유력인사에게 성접대 제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7일 오전 서울 중구 인권위 배움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해 9월∼12월 여성연기자 11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60.2%가 사회 유력인사나 방송 관계자에 대한 성접대 제의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술시중을 들어달라는 요구를 받은 경험이 있는 연기자는 45.3%에 달했고, 몸의 특정 부위를 쳐다보는 행위 등 언어적ㆍ시각적 성희롱을 당했다고 응답한 연기자도 58.3%에 달했다. 이어 성적 농담을 듣거나 몸매 혹은 외모에 관련된 평가를 받았다는 경험도 각각 64.5%, 67.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특히 성추행은 물론 직접적 성관계 요구, 성폭행 피해 경험 사례도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전체 조사 인원 중 31.5%에 달하는 여성 연기자가 가슴과 엉덩이, 다리 등 신체 일부를 만지는 추행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또한 직접 성관계를 요구받은 연기자는 21.5%에 달했고, 성폭행과 같은 명백한 범죄로부터 피해를 본 연기자도 6.5%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성접대 상대는 재력가 25명(43.9%), 연출 PD 혹은 감독 22명(38.6%), 제작사 대표 13명(22.8%), 기업인 9명(15.8%), 광고주 8명(14.0%), 방송사 간부 7명(12.3%), 기획사 대표 7명(12.3%), 정관계 인사 5명(8.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성접대 제의자는 동료.선후배.친구 등 주변의 지인이 37명으로 가장 많았고 기획사 관계자(24명), 에이전시 관계자(9명), 전문 브로커(5명) 등 순이었다. 아울러 인권위는 연기자 지망생 약 240명을 대상으로도 설문조사한 결과 여성연기자의 55%는 유력 인사와의 만남 주선을 제의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재정상황이 부실한 한 기획사는 여성 연예인을 매개로 후원자 지원을 받아 회사를 운영했으며, 이럴 땐 해당 여성 연예인은 기획사와 자신의 성공을 담보로 스폰서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다고 인권위는 전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관련 법 제정 등을 통해 연예경영 사업자의 자격을 엄격히 정하고 연예인협회와 같은 기구 등을 설립해 상담 창구 운영이나 멘토시스템 도입, 인권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