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안전’이라는 날개가 필요한 저비용항공사

2017-01-05     박주선 기자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연초부터 국내 항공업계가 저비용항공사(LCC)의 사고 소식으로 얼룩졌다.최근 기내압력조절장치 이상으로 위험천만한 ‘저공비행’을 벌였던 제주항공에 이어 지난 3일 대한항공의 LCC인 진에어가 출입문을 제대로 닫지 않고 이륙해 20여분 만에 회항했기 때문이다.국토교통부는 지난 4일 진에어 여객기가 김포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조사를 벌였다. 준사고 상황은 아니라서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조사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국토부 항공안전감독관이 해당 조종사를 만나 당시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여객기를 살펴보는 등 장애 원인 조사를 실시했다.아직 정확한 원인은 나오지 않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출입문을 꽉 닫지 않아 틈이 생겨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도 아닌 하늘을 나는 여객기가 문 하나 제대로 닫지 못하고 운항을 했다면 이는 실소를 금치 못할 사건일 것이다. 해당 사고의 피해는 고스란히 승객들에게 돌아갔다. 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부상을 입은 승객은 없었지만 당시 진에어 여객기에 탑승해있던 승객 160여명은 귀 통증 등의 신체적 이상과 정신적 불안감을 호소했다. 4일까지 이어진 국토부의 조사로 김포와 제주를 오가는 항공편도 취소되거나 지연돼 약 1000여명의 승객들 역시 피해를 입었다.연이어 발생한 LCC 사고 소식에 결국 국토부는 국내 LCC 업체인 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이스타항공·티웨이항공은 물론 화물만 수송하는 에어인천까지 총 6곳에 대해 1월 중 특별점검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했다.정비와 운항절차를 중심으로 LCC의 전반적인 안전관리 실태와 규정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이를 토대로 ‘LCC 안전관리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출범 10년째를 맞은 국내 LCC는 그동안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지난 2008년 9.7%에 불과하던 국내선 점유율이 현재 56%로 급증했고 국제선도 같은 기간 0.03%에서 16%로 뛰어올랐다.제주항공은 지난해 LCC 최초로 코스피 상장에 성공했고 진에어는 대형 항공사의 몫이던 중장기 노선(하와이)까지 영역을 넓혔다. 더욱이 최근 에어부산에 이은 아시아나항공의 제2 LCC 에어서울이 국제항공운송 사업면허를 취득하게 되면서 LCC가 항공업계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모양새다.하지만 문제는 이같은 LCC의 성장과 더불어 사건·사고 역시 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2014년 한국소비자원의 총 피해구제 접수 187건 중 LCC는 128건을 기록했다. LCC라면 잦은 결항과 지연은 당연하다는 승객도 더러 생겨났을 정도다.  LCC뿐만이 아닌 모든 항공사가 가장 우선시 해야할 것은 승객의 안전이다. 각 업체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새 여객기 도입과 노선 증편 등 공격적인 경영 대신 안전관리에 대한 보다 세밀하고 강력한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