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당국 새해 첫 주에만 34조원 유동성 투입

1년간 자본유출액, 외환보유액의 30% 수준

2016-01-10     서영상 기자

[매일일보 서영상 기자] 중국 인민은행이 새해 첫 주에만 1900억위안(34조879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시중 은행에 투입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날 국제금융업계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지난 5일과 7일에 각각 7일 만기 역환매조건부채권(RP)거래로 약 1900억위안의 유동성을 순 투입했다. 이는 주간 단위로는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큰 투입액 규모다.

은행간 유동성이 크게 부족해진 데다 위안화 가치가 지난주 크게 절하되면서 주가가 폭락하자 자금압박이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중앙은행의 유동성 투입으로 하루짜리 RP금리는 7일 0.16%포인트 하락한 1.96%로 주저앉았다.

그럼에도 중국 내 자본유출의 상황은 이어져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3조3300억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작년 전체 5125억6000만달러가 줄어 1년간 전체 외환 보유액의 13.4%가 감소한 것이다.

월간 기준으로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2014년 6월 말 3조9932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찍은 이후 줄곧 하락세다.

외환보유액이 감소했다는 것은 그만큼 자본 유출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동안 중국은 자금 유출에 따른 위안화 절하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시장에 개입해왔다.

인민은행이 12월에만 1130억 달러 규모의 외환을 매각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밝혔다. 달러를 팔아 ‘달러 강세-위안화 약세’ 기조를 억제하려고 나선 것이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주 빠르게 떨어져 역내에서는 6.59위안까지 하락했고, 역외에서는 6.76위안까지 급락했다. 이는 2011년 3월 이후 최고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작년 2월부터 11월까지 중국에서의 자본유출액은 8430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작년 전체 자본유출액이 1조 달러를 넘어섰음을 시사한다. 1년간 자본 유출액이 중국 외환보유액의 삼분의 일 수준에 육박한다는 얘기다.

교은국제의 하오 홍 중국 수석 전략가는 “중국의 외화부채와 무역, 환율 관리 등을 감안할 때 외환보유액이 3조 달러 수준에서 안정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당국은 자본유출을 억제하고 위안화 약세 심리를 제한할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퍼스트캐피털 증권은 2월 춘제를 앞두고 자금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인민은행이 1월에 지준율을 추가로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