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 특별기획 ④ 금융 격변의 새해] 초대형 증권사 출범 지각변동 파장

대형증권사 자기자본거래 규제 풀려 ‘화색’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 중소형 증권사들의 ‘활로’

2017-01-15     서호원 기자
[매일일보 서호원·서영상 기자] 지난해 증권가에서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던 KDB대우증권의 우선협상대상자가 미래에셋증권으로 선정되면서 자기자본 8조원에 가까운 공룡증권사의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이 가운데 대형사들은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하기 위해 사업 영역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반면 중소형 증권사들은 특화 증권사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겠다는 뜻을 나타내고 있다.또한 증권사 사장들은 신년사를 통해 유난히 강한 위기감을 나타내며 경쟁력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겠다는 각오다.이처럼 업계는 거대 증권사 등장 영향을 셈하느라 분주하다. 특히 올해는 개인자산관리계좌(ISA), 독립투자자문업자(IFA) 제도 도입 등으로 증권업계의 영업환경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NH투자증권은 미래에셋증권의 대우증권 인수합병에 따라 외형 1위라는 시장 지위를 활용하기 어려워졌다”고 염려했다.그러면서도 “우리가 가진 경쟁력이 십분 발휘될 수 있도록 전략적 브랜드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자산관리 브랜드가 고객님께 잘 인지돼 훌륭한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내부적으로는 인적경쟁력을 높이는 노력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은 “자산관리(WM) 사업에 삼성증권의 역량을 집중하겠다”면서 “고객수익률 중심의 경영체계를 통한 자산관리업 강화와 수수료 기반 영업 적극 확대, 신 고객관리 시스템을 활용한 핵심고객과 활동자산 확충이다”고 전했다.윤경은 현대증권 사장 또한 “현대증권보다 자기자본 규모가 2배 이상 큰 초대형 금융투자회사의 등장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면서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대표되는 대형 증권사 사이의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더불어 대형사들은 올해가 자본력을 갖춘 종합금융투자회사에게 보다 유리한 영업환경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적극적으로 투자 확대에 나서겠다는 의지다.이는 증권사의 영업환경을 개선해 자본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취지에서 규제 완화가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특히 정부로부터 프라임브로커리지 자격을 획득한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대형증권사들이 각종 규제가 풀리면서 기회의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프라임브로커는 헤지펀드 운용과 성장에 필요한 신용공여, 증권대차, 컨설팅 등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를 일컫는다. 현재 KDB대우증권을 비롯해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등 5대 증권사가 프라임브로커 업무 허가를 받았다.또한 대형 증권사의 헤지펀드 전담중개업(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사업부가 헤지펀드에 직접 자기자본을 투자할 수 있게 된다.해지펀드는 49명 이하의 투자자에게 자금을 모아 수익성과 위험성이 모두 높은 자산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다.이로써 초기 투자 업무를 PBS사업부가 직접 수행해 신생 해지펀드 발굴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한편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가 중소형 증권사들의 활로로 떠오르고 있다.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올해 1분기에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 5곳을 지정할 예정이다. 현재 IBK투자증권, KTB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KB투자증권, 신영증권, 대신증권 등이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 선정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이처럼 여러 증권사들이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기업금융 등 IB(투자은행) 업무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김은정 IBK투자증권 홍보팀장은 “기업은행 자체가 중소기업을 위한 국책은행이고 IBK 투자증권은 기업은행의 자(子)회사다. 모(母)행의 설립취지에 맞게 중소기업 관련 기업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면서 “그동안 IBK투자증권은 코넥스(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시장 지정자문위원으로 지정돼 누적 기준 코넥스 시장의 최다 상장기업수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그러면서 “IBK 투자증권은 2년 연속 코넥스 시장의 우수 지정자문위원으로 선정될 정도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며 “국가에서 지정하는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에 선정 되려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KTB투자증권 또한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KTB투자증권 관계자는 “본사는 우리의 역량을 총 망라한 상품을 개발하고 국내 시장에서 초기 단계인 중소기업에 특화된 전문 M&A 비즈니스를 시작하고자 한다”면서 “현재 전략기획팀에서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 자격 분석작업 및 평가를 준비중이다”고 말했다.이어 “KTB투자증권은 기업금융의 강점을 가진 IB 본부와 협업해 준비작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정부가 지정하는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에 선정 되면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상장과 회사채 발행 등 기업금융 업무를 전담한다.회사의 특화전략을 온라인 특화회사에 두고 있는 증권사도 있어 눈길을 끈다.최명재 키움증권 팀장은 “키움증권은 주변에서도 인정해 줄 정도로 온라인 브로커리지에 있어 자리 잡았다고 생각하고 특화된 전략을 가지고 있다”며 “온라인 특화산업을 최대한 발전시키는 2016년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우리 회사는 온라인 특화 회사의 강점을 레버리지로 삼아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의미 있는 결실을 맺는 원년이 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최 팀장은 또 중소기업 특화증권사 지정에 대해 “중소·벤처기업 활성화를 촉진하는 키움이 되겠다”고 말했다.흥국증권은 법인영업의 1인자로 불리는 이원섭 전 한화투자증권 부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영입한 이후 IB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흥국증권 관계자는 “지난 5월 이후 인력을 확충하는 등 IB사업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해외 대체투자 위주로 다양한 투자 기회를 발굴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BNK 투자증권은 리서치 센터내 중소형주(스몰캡)를 특화함으로써 인재를 영입하고 자신들만의 특화 산업을 육성하려 노력한다고 전했다. 이 증권사의 리서치센터 인력 10명 가운데 3명이 스몰캡(중소형주)을 담당하고 있다.변성진 BN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대형 증권사들이 잘 다루지 않는 새내기 주와 코넥스 기업 등을 집중적으로 분석해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