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인터넷 ‘전쟁’이 닥친다

SO들, 7월 기간사업자 전환 앞서 대대적 가입자 유치 공세

2007-05-26     한종해 기자
오는 7월 케이블 TV 방송사(SO)의 기간통신사업(교황설비와 선로를 포괄하는 전기통신회선설비를 설치하고 이를 이용하여 전화역무 등 기간통신역무를 제공하는 사업을 말하며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자 전환을 앞두고, 통신업체와 SO들이 벌써부터 대립 각을 세우고 있다.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중인 전국 90여개 SO들은 원활한 제도권 통신시장 진입을 위해 공동 행보에 착수한 반면, 통신업체들은 SO들에 기간 통신 사업자에 걸 맞는 의무와 책임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설 태세여서 양대 업계간 첨예한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

한국 케이블 TV 방송협회(KCTA)와 주요 복수 케이블 TV 방송사(MSO) 및 개별 SO들은 올해 7월 기간통신사업자 전환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이달 초 TFT(태스크포스팀)을 구성, 가동에 들어갔다.

전체 117개 SO 가운데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 오는 7월 20일까지 기간 통신 사업자로 전환해야하는 SO는 모구 98개이다. 정보통신부는 SO들의 원활한 허가 신청을 지원하기 위해 내달 말 쯤 SO들을 대상으로 기간 통신 역무 허가 신청 설명회를 개최, 기간통신사업자 전환에 따른 의무사항 등을 설명할 방침이다.

정통부는 이후 3월~5월 중 개별 SO의 사업계획서 등 허가 신청을 접수, 심사과정을 거쳐 유예 만료기일인 7월 20일 이전에 허가요건을 갖춘 SO에 허가서를 내줄 계획이다.

KCTA의 TFT는 상호접속 협정, 케이블 TV 방송과 초고속 인터넷의 회계분리, 허가신청 탈락시 구제대책 등과 관련 정통부와의 협의를 통해 SO업계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시킴으로써 개별 SO들의 기간통신역무 허가획득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1위 사업자인 KT를 비롯해 하나로 텔레콤, 파워콤, SO들은 벌써부터 전의를 다지면서 '6월 대전‘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22일 초고속 인터넷 업계에 따르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초고속 인터넷 시장은 6월 들어 장마철 비수기 시작, 월드컵 열기에 따른 신규 가입자 감소 등 열악한 영업환경에도 불구하고 SO들의 대대적인 가입자 유치공세, 하나로텔레콤과 파워콤의 자존심을 건 맞대결 등으로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다가 KT도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이탈을 차단하기 위한 수성전략에 따라 적극적인 영업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축소됨에도 불구하고 업체들의 경쟁의식은 오히려 높아져 초고속 인터넷 업체들은 제각기 6월을 ‘사느냐, 죽느냐’의 고비로 보고 가히 ‘전쟁’ 수중의 경쟁을 벌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업체들의 과열경쟁에 따라 시중에는 제주도 여행권, 자전거, 백화점 상품권, 무료 이동전화 통화권, 초고속 인터넷 요금 할인 또는 무료 이용권, 위약금 대납 등 각종 경품들도 무차별적으로 뿌려질 전망이다.

초고속 인터넷 시장의 6월 대전은 대형 SO들의 마지막 대공세로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그동안 별정통신사업자 또는 부가통심사업자의 자격으로 초고속 인터넷 사업을 벌이면서 정보통신부의 규제를 받지 않아 낮은 원가구조에 따른 저가공세로 가입자를 모집해 왔다.

그러나 이들은 기간통신사업자로 전환되면 정통부의 규제 하에 놓이면서 각종 의무사항을 준수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낮은 원가구조를 유지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SO들은 기간통신사업자 전환에 앞서 한달 여 동안 저가를 무기로 마지막 공세를 벌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나로텔레콤과 파워콤의 대결은 ‘혈투’를 방불케 하고 있다.

이미 두 회사의 사장은 5월 18일 같은 날 기자간담회를 오전, 오후 경쟁적으로 열어 초고속 인터넷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양사의 팽팽한 긴장 관계는 기자간담회의 우선순위 마저도 상대방에게 양보할 수 없을 정도다.

특히 파워콤은 오래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유치 목표를 100만명에서 130만명으로 상향 조정 한다고 발표, 적극적인 가입자 확대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하나로텔레콤도 100Mbps급 초고속 인터넷 광랜 서비스를 확대하는 한편, 7월1일 상용화 예정인 TV포털에 대한 가입자들의 기대심리를 자극하면서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KT도 하나로텔레콤과 파워콤, SO들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면서 자사 가입자 이탈방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 같은 초고속 인터넷 업체들의 과열경쟁은 과도한 경품 제공, 위약금 대납 등 불법적 영업행위로 이어져 자칫 시장혼탁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SO의 저가 번들링 공세로 인해 시장을 빼앗겨온 통신업체들은 우선망 투자에 따른 정당한 댓가인 상호접속료를 통해 SO의 가격경쟁력 약화를 꾀할 가능성이 높다. 상호접속료 부담이 생길 경우 SO의 요금인상이 불가피 하기 때문이다.

또한 통신업체들은 파워콤이 망이중화 미비로 영업정지를 당했던 전철이 있는 만큼 정통부가 SO의 기간통신사업자 허가 전에 망이중화 여부를 철저히 점검해야한다는 입장이다.

통신업체들은 특히 SO들이 기간사업자로 전환될 경우 자유롭게 방송과 통신 서비스를 번들링해 제공하는 반면, 통신업체들은 이를 하지 못하는 불공정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선 차제에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상 결합서비스관련 조항을 변경해야한다는 주장까지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