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대한노인회에 보이스피싱 피해예방 홍보 요청

현금수취형 금융사기 급증…은행원 등 무차별 사칭

2017-01-18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금융감독원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금융사기 수법을 공개하고 대한노인회에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과 관련한 협조 공문을 보냈다.18일 금감원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경찰이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한 홍보활동을 강화하자 금융사기범들은 한층 더 지능적이고 대담한 수법을 동원하고 있다.   여러 명의 공범이 등장해 역할을 바꿔가며 고령층인 피해자를 겁박해 극도의 혼란 상태로 몰아넣는 방식이 특징이다.한국전력 직원을 가장한 사기범은 “요금이 연체됐다‘며 전기를 끊겠다”고 협박했다. 피해자가 요금을 냈다고 항변하자 “얼마 전 은행원이 사기법과 공모해 요금을 횡령한 사건이 있는데 고랙님도 그 피해자인 것 같다. 경찰에서 전화할 것”이라고 말한고는 전화를 끊었다. 그런 뒤 곧바로 또다른 공범이 경찰수사관 행세를 하면서 “조사과정에서 은행 내에 공범이 더 있을 수 있으니 은행직원도 절대 믿어서는 안된다”며 “수사가 끝날 때까지 대검이나 국가에서 운영하는 안전계좌로 예금을 이체하라”고 당부했다. 이 과정에서 담당 검사를 가장한 다른 사기범에게 전화를 연결해 주기도 했다.고령층을 겨냥한 현금수취형 금융사기가 눈에 띄게 증가하는 추세다.사기범이 금감원 과장을 사칭하면서 “은행 직원이 개인정보를 유출시켰으니 모든 예금을 빼내 집안 냉장고에 보관하고 있어라. 금감원 직원이 가서 보호해줄 것이다”라는 말에 속는 사례도 빈발하고 있다.현금수취형 가운데 냉장고 등에 보관하게 한 뒤 몰래 들어가 훔쳐가는 ‘침입절도형’은 지난해 1~3월 모두 14건에 불과했지만 9월 19건, 10월 36건으로 늘었다.직접 만나 돈을 받아가는 ‘대면편취형’은 같은 해 1~3월 한 건도 없었으나 9월 23건, 10월 11건으로 증가했다.김용실 금감원 금융사기대응팀장은 “홍보 강화로 최근 피싱사기가 많이 줄었지만 고령층 등 정보취약계층을 상대로 한 현금수취형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의심할 만한 사례가 있으면 즉시 금융감독원(☎ 1332)에 신고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