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스폰서 검사 대안은 '검사노조 설립'"…민주노총 부산본부 양성민 법규부장
2011-04-29 이한듬 기자
Q. 스폰서 검사 문제 해결에 왜 검사노조와 판사노조의 설립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A. 공공기관 안에 노동조합이 설립됨으로써 기관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보다는 많이 줄어들었지만 아직도 공직사회에는 각종 부정부패가 만연하다. 현재 공직사회의 구조는 상급자가 불법적인 일을 저질러도 힘없는 하급자들은 그것을 묵인하거나 함께 동조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그러나 노조가 설립된다면 이 같은 관행을 견제 할 수 있다.Q. 그와 관련된 사례가 있는가?
A. 최근 문제가 불거진 ‘보람상조’의 예를 봐도 그 사실을 알 수 있다. 100억대의 고객 돈을 횡령한 회장의 비리를 폭로한 것이 바로 노조이다. 다른 예로, 교육사회에 만연했던 촌지문제 등 각종 비리와 악습도 전교조의 설립 이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또한 이전까지는 공개되지 않았던 공무원 사회의 관행과 부정부패를 사회적으로 이슈화하고 문제를 개선한 것도 공무원 노조가 설립됐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이 처럼 노조는 노동자들의 권리 주장 외에도 상급자들의 부정부패와 비리를 폭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렇기 때문에 노조의 설립은 필요하다.Q. 검사노조와 판사노조가 설립되면 ‘스폰서 검사’문제 해결에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가?
A. 검사와 판사는 가장 공명정대해야할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런 중요위치에 있는 사람일수록 대외적인 유혹이나 내부적인 압박이 클 수 있다. 최근 사회적인 논란이 되고 있는 일명 ‘스폰서 검사’의 경우도 그렇다. 상급검사가 비리를 저질러도 이를 어쩔 수 없이 묵인하고 범죄에 동조해야 했던 힘없는 하급검사들은 노조의 설립으로 그에 대항할 힘을 얻을 수 있다. 또한 검찰 내부에 범죄의 유혹에 대한 견제세력이 생겨난다면 자연스럽게 기관의 투명성도 확보되고 잘못된 관행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선진국의 사례만 봐도 그렇다. 현재 미국이나 프랑스에는 경찰과 판사 노동조합이 있어 열악한 처우 개선이나 잘못된 현행 개혁을 당당히 요구한다. 따라서 현재 ‘스폰서 검사’문제의 해결과 향후 이같은 일의 재발을 막는데 노조 설립이 의미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Q. 왜 꼭 노조여야 하는가?
A. 물론 노조가 유일한 대안은 아니다. 다른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우리나라 전교조와 공무원 노조의 설립으로 교육계와 공직사회의 문제점을 개선했던 경험이나 다른 선진국의 사례를 살펴봤을 때, 노조의 설립이 현재와 같은 문제 해결에 효율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이라고 생각한다.Q. 이번 시위에 대한 검찰측의 반응은 있었나?
A. 검찰측의 반응이나 입장은 확인하지 못했다. 그러나 검찰이 노조설립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Q. 앞으로도 시위를 계속 이어나갈 생각인가?
A.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다. 그러나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잘 모르겠다. 향후 일정을 살펴가면서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그때마다 적절한 시위를 펼칠 생각이다.Q. 마지막으로, 제기하는 주장의 현실적인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나?
A. (웃으며) 그건 나도 잘 모르겠다. 현재 노조에 대한 제재와 탄압이 많기 때문에 분명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탄압한다고 노조 설립이나 활동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물론 지금 당장은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앞으로 검사노조와 판사노조가 생겨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한편, 이같은 의견에 대한 검찰 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검찰청과의 인터뷰도 시도하였으나, 대변인실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이 문제에 대한 대답을 할 수 없다”며 즉각적인 답변을 회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