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특별기획 ② 한국밥상의 역발상] 외면받던 한국밥상, 세계에서 각광받기까지

70~80년대 제조·건설업에 밀려 외면 받던 한국밥상
정부의 꾸준한 지원·투자와 국내 기업들의 맹활약으로 인정받다

2016-01-19     이아량 기자
[매일일보 이아량 기자] 불과 수 년 전만 해도 외면 받던 한국 밥상이 최근 들어 세계적으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50년대 해방 이후 반세기동안 한국의 성장 동력은 제조·건설업 등 2차 산업에 부각됐고, 식품과 식문화를 포함한 외국문물이 급속도로 들어왔다.반면 한국 밥상은 외국산 농수산식품과 서구식문화로 인해 쇠락해왔으며 한국식 먹거리는 중요한 산업의 한 분야로 취급되지 못했다.하지만 2000년대 들어 정부의 꾸준한 지원과 투자, 그리고 한국 기업들의 맹활약으로 한식이 세계에 통할 수 있는 식품군이 되기 위한 노력이 지속됐다.70년대 농림수산식품 수출 실적은 2억8500만~19억3009만달러에 불과했지만, 2008년에는 44억9700만달러, 2011년에는 76억9100억달러로 최근 비약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이 같은 한식의 급성장은 2009년 농립수산식품부가 국내 식재료 수출을 ‘6차 산업수출’로 전환해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을 발표하면서 농식품 수출 패러다임의 다변화를 위한 방안을 수립한 것이 주효했다.한식과 김치세계화 등 식문화 전파사업과 더불어 현지 진출한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와 연계해 수출용 식재료 홍보자료를 제작·배포하고 한식 조리사를 선발해 해외에 파견해 나갔다.이어 농식품 수출이 정부부처 뿐만 아니라 민간 경제단체도 참여하는 범국가적 과제로 추진할 수 있도록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무역협회와의 업무협력서를 각각 체결했다.농식품부의 한식세계화 사업이 시작된 지 1년이 지난 2010년에는 해외 한식당 협의체의 활동을 적극 지원하면서 민간 차원의 한식세계화 추진을 위해 한식홍보, 위생·서비스 개선 교육 등 필요한 예산을 지원하고, 해외 유명 요리대학교에 한식강좌를 개설·운영을 시작했다.아울러 농식품부는 ‘코리아 푸드 엑스포’를 통한 신규 시장개척과 매체광고, 로드쇼, TV홍보 등대형유통업체와 판촉 강화 등을 실시했다. 
농식품부는 2010년부터 한식의 현지화에 필요한 상품·기술 및 시스템 개발 등을 지원하기 시작했는데, 전통식품을 냉동식품으로 개발해 해외에 수출하는 ㈜사옹원은 2011년 정부 지원을 받아 숙명여대와 공동 연구를 통해 상품 2종을 개발했다.당시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오징어·김·파프리카 품목의 호조세가 지속됐고, 특히 김은 미국 대형유통업체와 중국 도소매점 판로 확대 등으로 수출이 증가했다.
또한 정부의 한식 세계화 추진 의지에 힘입어 한식조리 전문 인력을 위한 ‘한식조리특성화학교’를 지정해 국제경쟁력을 갖춘 세계적 한식 스타쉐프를 양성해나가기로 했다.2012년에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식품박람회였던 ‘코리아 푸드 쇼’를 개최해 2억7000만달러의 바이어 상담실적을 달성하는 성과를 거두었다.이를 통해 천일염 등 새로운 제품군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한국 프랜차이즈 해외지점 유치의 가능성을 높였다.
2013년에는 유망시장에 직접 찾아가 한국 농식품을 홍보·상담·체험할 수 있는 ‘케이푸드 페어(K-FOOD Fair)’를 상해에 처음으로 개최해 한국 농식품의 프리미엄 이미지(고급·건강)를 강화해 나갔다.더불어 우리 전통주의 세계화를 위해 해외주류품평회에 출품을 지원하며 국제적인 인지도를 높이고 현지 식문화와 접목하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했다.2014년에도 이어 한식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과 외식기업의 해외진출 지원을 위한 해외 외식시장 조사분석 및 정보제공을 지원하기 시작했다.신흥 시장으로 부각되는 할랄식품 시장과 중국·동남아의 한류 붐을 식품 수출확대에 활용하기 위해 음식관광과 연계한 마케팅 전략, 글로벌 온라인 마켓으로 농수산식품 수출 확대 전략이 새롭게 마련됐다.또한 대기업의 역량과 코트라·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인프라, 현지 바이어의 유통 정보를 종합해 수출업체 대상 현지화 지원사업을 추진했고, 이와 연계해 CJ제일제당은 고추장을 서구식 요리에 적용할 수 있는 소스인 ‘애니천 고추장 소스’를 개발, 수출실적이 매년 10% 이상 증가했다.한편 정부의 노력과 더불어 국내 외식업계 역시 해외진출을 활발히 펼쳐 2010년 991개에 불과했던 해외 매장 수는 지난해 4656개로 급증했다.특히 한국 밥상은 최근 한류의 바람을 타고 해외진출이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수년간의 정부의 지원 대책과 국내 기업의 노력이 밑바탕으로 작용했다.정부와 국내 외식업계들은 하루아침에 해외 입맛을 사로잡은 것이 아니라 수년간의 준비와 현지 법규·시장 조사를 철저히 한 결과, 매년 한국의 밥상 수출이 꾸준한 성과를 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