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구, 절박한 찜질방부녀에 희망 안겨

이문2동 희망복지위원회, 세탁기·냉장고 등 살림살이 지원

2017-01-20     송인성 기자
[매일일보 송인성 기자]동대문구의 튼튼한 복지 울타리가 위기의 가족을 구했다.기약 없이 두 딸과 찜질방을 전전하던 재단사 윤 모씨(42세). 일용직으로 하루하루를 벌어 모친과 두 딸을 돌봤지만 수급자가 될 만큼 상황이 나쁘지는 않았다. 그러다 지난 10월 갑자기 어머니가 세상을 뜨고 전셋집의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악재가 겹치면서 상황은 바뀌었다.정신이 없는 가운데 살던 집에서는 쫓겨나다시피 나와야 했다. 급한 대로 찜질방에서 지냈지만 큰 딸은 지체장애인으로 지속적인 돌봄이 필요했다. 절박한 이 가족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따뜻한 도움의 손길이었다.한편 위기가정 통합사례관리에 주력해온 구는 지난 12월 윤 씨네 사연을 접하고 이들이 집을 구할 수 있도록 발 빠르게 움직였다. 담당직원은 발품을 팔며 직접 집을 찾아 다녔고 이문2동 전세임대주택에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왔다. 그러나 살림살이가 하나도 없어 윤 씨네 가족은 빵으로 끼니를 때우는 등 기본적인 생활조차 어려웠다. 청소는커녕 빨래도 못해 아이들의 위생 상태는 심각했다.보다 세밀한 지원을 위해 구와 이문2동 희망복지위원회(위원장 조학봉)는 회의를 열고 긴급지원을 결정했다. 희망복지위원회 기금으로 가장 시급한 전기밥솥, 세탁기 및 냉장고 등을 장만해 일상생활이 가능토록 했다. 또한 매주 희망복지위원들은 밑반찬 등을 갖다주면서 끼니를 거르지 않도록 돕고 있다.이문2동 적십자봉사회도 윤 씨네를 위해 팔을 걷어부쳤다. 회원들은 아버지 윤 씨가 일을 나가면 낮에는 단둘이 지내야 하는 큰 딸(14세)과 둘째 딸(8세)이 맘에 걸려 1대1 결연을 맺고 돌보기로 했다. 매주 목욕 등을 함께 하면서 일상생활 훈련을 돕고 생필품 등도 정기적으로 후원할 예정이다.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최근 아동학대 사건이 큰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어려운 형편에도 가족을 끝까지 책임지기 위해 노력하는 윤 씨를 위해 지원의 폭을 최대한 넓혔다”면서 “복지 혜택의 사각지대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찾아내 구민들의 꿈과 희망을 지키는 복지 파수꾼이 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