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대표' 김병원 신임 회장, 농협 개혁 추진하나

농협 경제지주 폐지…수익성 강화 책임 막중

2017-01-25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김병원 전 남평농협 조합장이 출마 세 번 만에 제 23대 농협중앙회장에 당선됐다.김병원 회장은 52년 만에 호남 출신인물인 동시에 농협 경제지주 폐지 등 파격적인 공약을 내걸어 농협 안팎으로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서울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열린 제23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김병원 전 전남 나주 남평농협 조합장이 당선됐다.

1차 투표에서 이성희 전 낙생농협 조합장이 1위를 차지했지만 과반수를 얻지 못해 이후 열린 2차 결선 투표에서 김 신임 회장이 전체 유효표 중 56.4%인 163를 얻어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회장이 총괄하는 농협중앙회의 조직 규모는 상당하다.

농협중앙회는 자산 약 400조원, 31개 계열사, 임직원 8800여 명을 거느리는 거대 조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중앙회장 역시 ‘농민 대통령’으로 불릴만큼 막중한 책임을 짊어지고 있다. 농협은 그를 두고 “준비된 인물”이라고 평가한 가운데 김 회장이 후보 시절 내놓은 공약이 당선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그는 농협경제지주 폐지와 농협중앙회장 선출 직선제 전환, 상호금융의 상호금융중앙은행(가칭) 독립법인화, 조합상호지원자금 20조원으로 확대 등을 공약했다. 또 국민의 농협을 만들겠다는 각오도 다졌다.먼저 농협경제지주 폐지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농협경제지주 폐지 공약은 정부의 ‘1중앙회-2지주회사’ 체제를 ‘1중앙회-1금융지주’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다.김 회장은 “농협 경제지주로 농협중앙회의 경제 사업이 모두 이관되면 농협중앙회와 지역농협은 업무경합을 피할 수 없다”며 “경제지주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모형으로 폐지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또 간선제로 치러지는 농협 중앙회장 선거를 직선제로 전환하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이 사안은 다수의 후보가 공약으로 내걸었을 정도로 공감대가 있다. 이 밖에 김 회장은 농협 상호금융의 수익률 제고를 위해 기존 조직을 상호금융중앙은행(가칭)으로 독립 법인화하겠다고 밝혔다.그동안 농민단체 등에서는 농민을 위한 ‘상호금융중앙은행’ 설립을 요구해왔으며, 김 회장은 이를 반영해 새마을금고·신협처럼 개별 단위법인의 연합회 성격을 띠거나 농협금융지주처럼 중앙회 산하의 별도 지주회사 형태 등으로 상호금융 독립법인화를 설립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한편 호남 출신의 김 회장이 농협중앙회에 오랫동안 자리 잡은 지역주의를 타파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김 회장은 전남 나주 출신으로 1988년 이후 처음으로 호남출신이 농협중앙회장에 올랐다. 과거 농협중앙회장이 영남권에서 선출된 것을 감안하면 전국 농협의 통합을 이뤄냈다는 평가다.그는 당선 직후 “세계 속에 빛나는 한국농협을 만들어 234만 농업인 조합원들이 웃고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농협으로 만들 것”이라며  “임기 4년 중 1년은 농협중앙회의 잘못된 관행을 고치는 데 쓰고 1년은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 1년은 10만 임직원 가슴 속에 농민을 심어주는 교육을 위해, 1년은 국민의 농협을 만드는 데 힘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