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상승 최대 수혜는 자동차
철강·금속업종은 영업이익 감소
2017-01-25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로 급등하면서 업종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자동차와 조선 등 수출기업들은 가격경쟁력이 강화되는 수혜를 얻는 반면 철강·금속과 운송 등의 업종은 원자재 수입 비용 증가와 달러화 결제금액을 원화로 환전할 때 환차손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원·달러 환율 상승은 일반적으로 해외에서 가격경쟁력을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는 수출업종에 우호적으로 작용한다. 이 중 자동차 업종은 최대 수혜 업종이다.25일 NH투자증권은 올해 기말환율 기준 원·달러 환율이 1250원으로 상승하면 자동차업종 10개 상장사 영업이익은 14조3710억원에서 16조5810억원으로 15.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업종 대표 상장사 108곳으로 같은 조건을 대입했을 때 영업이익 증가분 2조9200억원의 76%가 자동차업종이 차지하는 것이다.현대차는 영업이익이 7조1890억원에서 8조1230억원으로 13% 가량 증가하고 기아차 역시 2조6650억원에서 3조5180억원으로 32%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두 기업만으로도 1조원 가까운 환율 수혜를 입는다.수출 비중이 큰 현대차와 기아차는 원·달러 환율이 10원 올라갈 때마다 매출액은 각각 0.3%와 0.4%, 영업익은 1.3%와 3.2% 증가하며 달러 강세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게 된다.조선·기계업종 8개 상장사도 영업이익이 2조3110억원에서 2조5750억원으로 11.4%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각각 29.6%와 15.4% 늘어나는 등 대형 조선사들의 영업이익 증가 효과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됐다.제약·바이오업종 13개사도 9620억원에서 1조30억원으로 4.2%의 영업이익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셀트리온 등 최근 신약 수출에 주력하는 기업일 수록 환율 상승 수혜도 커지게 된다.원자재 수입 비중이 크거나 달러 부채가 많은 기업은 환율 상승에 따른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철강·금속업종 6개사의 영업이익은 5조3990억원에서 5조2280억원으로 3.2%, 순이익은 2조8850억원에서 2조6850억원으로 6.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달러 강세에 따른 원자재 수입 단가 상승 비용이 수출 증가 수혜보다 더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현대제철과 포스코캠텍의 영업이익이 각각 15.2%, 1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운송업 6개사의 경우 영업익은 2조3450억원에서 2조3630억원으로 소폭 증가하겠지만, 순이익은 1조1830억원에서 4210억원으로 64.4%나 줄 것으로 예상됐다.이는 양대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2014년말 기준 달러 부채가 각각 73억5400만달러, 7억6600만달러에 달할 정도로 커서 환차손에 따른 영업외 비용이 늘기 때문이다.정종혁 NH투자증권 기업분석부장은 “운송업종 기업들은 올해 영업환경 개선으로 매출과 영업실적이 늘어날 것”이라며 “다만 외화 부채가 많아 환율이 오르면 순이익이 64% 줄어들겠지만, 유가 하락 등 다른 변수를 고려하면 큰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수출업종에도 환율 상승이 유리하기만 한 것은 아니란 분석도 있다.가령 최대 수혜 분야로 꼽히는 자동차 업종의 경우 원화 약세와 더불어 다른 신흥국 통화의 약세가 동시에 진행된다면 해당 국가의 경기가 침체되며 결과적으로 자동차 판매가 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