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 특별기획 ③ 산업성장 막는 '빛좋은 개살구' 규제] 손톱 밑 가시 여전…엑소더스 부추긴다
규제개혁 1호인 푸드트럭도 또 다른 규제에 발목
기업 만족도 7.8%에 불과…“핵심규제 개선해야”
2017-01-26 최수진 기자
[매일일보 최수진 기자] 박근혜 정부가 ‘경제 활성화’를 전면에 내세우며 산업계 곳곳에 퍼진 손톱 밑 가시 제거에 나섰다. 산업 성장을 막는 규제들을 타파하겠다는 목표로 야심차게 시행한 ‘규제개혁’이지만 실제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에는 아직도 미비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박근혜 대통령은 임기 내내 규제개혁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지난해 11월 열린 제4차 규제개혁 장관회의 및 민관합동 점검 회의를 주재한 박 대통령은 “규제개혁은 4대 개혁과 함께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핵심 정책”이라고 강조했다.박 대통령은 올해 초 열린 부처 업무보고에서도 규제개혁을 언급하며 내수 진작 등의 경제 활성화에 역점을 두는 모습을 보였다.현 정부의 규제개혁은 2014년 3월 푸드트럭으로 포문을 열었다. 트럭을 개조해 음식물을 파는 것은 이전까지 ‘불법’이었다. 청년 일자리 창출과 창조 경제·내수 진작 활성화 등을 목표로 푸드트럭을 합법화 한 것.국무조정실에 따르면 푸드트럭을 시작으로 규제개혁 현장점검회 등을 통해 지난해 말 기준 총 419건의 규제개혁 건수를 건의 받았고 이 중 310건(73.9%)을 수용했다.규제정보포털을 마련해 중소기업, 개인사업자 등으로부터 개인 고충과 애로사항을 받아 개선하기도 하고 있다.그러나 규제개혁에 대한 만족도는 아직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다. 규제개혁 1호인 푸드트럭이 현재 규제개혁에 대한 상황을 대변하기도 한다.푸드트럭은 현행법상 이동영업이 불가하며 영업신고를 할 수 있는 장소가 제한돼 있다. 지자체가 푸드트럭 영업을 허가할 때도 주변 상권과의 중복을 고려하며 영업 허가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또한 푸드트럭 사업을 우선적으로 할 수 있는 대상도 청년과 취약계층이기 때문에 사업 개시에 또 다른 규제가 가로 막고 있는 것이다.서울시 양천구에 거주하는 안모씨(28)는 “푸드트럭을 이용해 본 적은 있지만, 자주 보지는 못했다”며 “푸드트럭보다는 노점상이 훨씬 많아 빈도수로 따지면 노점상 이용이 많다”고 말했다.규제개혁 1호라는 호칭에도 '무늬만 규제개혁'이라는 비판이 이어지는 만큼 규제개혁에 대한 기업 현장에서의 만족도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지난해 4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들이 정부의 규제개혁 성과에 만족하는 비율은 7.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만족한다'는 답변이 29.8%로 약 4배 높게 나타났다.불만족의 이유로는 △핵심 규제개선 미흡 △보이지 않는 규제 강화 등이 꼽혔다.지난 12일 부산상공회의소가 지역 249개사를 대상으로 규제개혁 정도를 조사한 결과도 67.5%와 20.5%가 규제개혁 성과에 대해 보통과 낮음으로 응답했다.한국경제연구원 역시 지난해 7월 규제개혁에 대해 100점 만점 중 70점으로 평가하며 국민 체감도가 낮은 것을 지적했다.현 정부가 규제개혁 이행 건수만으로 규제개혁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하는 것과는 다른 양상인 것.결국 경제계는 끊임없이 규제개혁의 미비한 점을 언급하며 규제개혁의 개선을 정부에 요청하고 있다.26일 서울 세종대로 상의회관에서 열린 ‘중장기 경제어젠다 추진 전략회의’에 참석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규제개혁을 두고 “포지티브 규제 하에서는 창의적 아이디어가 수용될 수 없다”며 “올바른 규제 방향을 논의해 규제의 틀을 바꾸고 비실용적 입법 등을 개선해야한다”고 강조했다.박 회장은 경제개혁의 속도가 더딘 것에 대해서도 이 자리에서 지적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앞서 전경련 역시 지난해 10월 정부와 규제개혁 간담회를 개최해 기업 투자와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가 많다는 것을 상기시키며 규제 타파를 정부와 기업이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건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