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특명“하청업체 집회를 막아라”
2005-06-10 파이낸셜투데이
집회장소 선점…'환경캠페인' 열어
삼성 본관과 삼성생명 빌딩 주변에서는 거의 하루도 빠짐 없이 환경캠페인이 벌어진다. 자연보호 구호가 적힌 어깨띠를 두른, 양복 차림의 건장한 청년들이 피켓을 들고 한줄로 서 있거나 줄지어 주변을 돌아다니며 묵묵히 시민들에게 환경보호를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이 곳에 상주하는 사람들은 이젠 생활의 일부가 돼 버린 듯 별 생각 없이 무덤덤 하게 지나치지만 행인 가운데는 걸음을 멈춘 채 뒤를 돌아보고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 물론 국내 일류기업이니 '환경문제에도 신경을 쓰는구나' 라고 할 수 있으나 속사정은 전혀 다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곳에서는 삼성그룹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와 삼성 계열사의 납품업체였던 W사 노동자들의 시위 등 `반(反) 삼성' 성격의 집회 및 1인시위가 잇따라 던 곳이기 때문. 이런 집회시위가 잇따르자 삼성은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등의 이름으로 거의 매일같이 관할 남대문경찰서를 찾아가 '환경 및 에너지절약 캠페인'이라는 이름으로 집회신고를 냈고 장소는 삼성본관 및 삼성생명빌딩 주변인도로 집회시간은 일출부터 일몰까지로 한 것이다.특히 이같은 삼성의 전략(?)은 7월 초순까지 집회신고가 돼 있어 삼성의 집회장소 선점은 과연 일류기업이라는 평가(?)를 받은 셈이 된 것이다. 삼성이 이처럼 회사 주변에서 `환경캠페인'을 열심히 하는 것은 항의성 집회를 막기 위한 고육지책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반삼성 집회는 삼성이 캠페인 장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난 뒤에는 장소를 대한상공회의소 앞 등으로 옮긴 채 계속되고 있고 삼성 관계자는 `환경캠페인'에 대해 "특별히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은 회사 앞 캠페인과는 별도로 지난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환경나눔 경영'의 일환으로 7천여명의 임직원과 400여개 협력업체 직원들이 대거 참가한 가운데 캠페인을 벌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