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은행, 빗장 풀린 이란과 금융거래 확대 나서

실무진 30일부터 사흘 일정 이란 방문…결제 확대 논의

2017-01-28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정부와 은행권이 국제사회의 경제제재가 해제된 이란과의 금융거래 확대에 나서고 있다.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외교부 등 정부와 우리·기업은행 등 금융권 과·차장급 실무자들이 오는 30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이란을 방문한다.정부와 금융권이 이란을 찾아 실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란 중앙은행 관계자들을 만나 원화 결제 유지, 유로화 등 다른 국제통화를 이용한 결제 확대 문제 등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지난 17일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해제되면서 우리나라 기업들은 자유롭게 이란을 상대로 한 무역과 투자를 할 수 있게 됐다.그러나 이란과의 금융거래는 여전히 제한적으로만 이뤄진다.이란과의 금융거래를 할 때 적용되던 한국은행 허가제는 즉각 중단됐으나 미국의 제재법령 때문에 달러화 사용은 계속 금지되고 있다.지금은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을 통한 원화 결제로 이란과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지난 2010년 제재 당시 정부는 보완조치로 두 은행에 이란 중앙은행 명의의 원화계좌를 개설해 대이란 수출입대금을 결제하도록 했다.정부는 그동안 이어진 원화 결제를 유지하면서 유로화 등 다른 통화로도 이란과 결제할 수 있도록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이란과의 금융거래를 활성화하려는 정부의 노력에 발맞춰 시중은행들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우리은행은 본점에 이란 교역·투자 지원센터를 열고 이란 시장 조사를 위한 인력 파견을 검토하고 있다.지점이나 사무소가 없는 나라 중에서 잠재력이 큰 시장을 발굴하기 위해 운영하는 ‘글로벌 지역전문가’를 올 상반기 중 이란에 보내 현지 상황을 살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기업은행은 지난 25일부터 서울 을지로 본점에 이란 수출입·상담 지원 창구를 설치, 이란 관련 업무 담당자가 이란과 교역하는 기업을 상대로 대금결제 방법과 정부지침·유의사항 등을 안내하고 있다.기업은행은 내달 16일 본점 대강당에서 이란과 교역하는 기업 실무자들을 위한 설명회도 개최한다.KEB하나은행은 조만간 이란 현지은행과의 네트워크(계좌 거래)를 복원할 계획이다.신한은행은 지난해 문을 연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지점을 중심으로 이란을 포함한 중동 지역 금융시장을 조사할 방침이다.2월 말 이란 테헤란에서 열리는 ‘한·이란 경제 공동위원회’에 참석할 경제사절단에 KEB하나·기업·수출입은행 등의 실무진이 기업과의 협력 증진 차원에서 동행할 예정이다.은행들은 다만 아직 이란 현지 금융시장으로의 직접 진출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란은 감독당국의 자본금 규제 장벽이 낮아 진출 자체에 어려움은 없지만 시장성이 있는지에 대해선 더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