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출상품 의존도 높아…유가증권 비중 확대해야"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보고서

2017-01-28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우리나라 은행들의 대출상품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28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해외 금융기관들의 자산운용 전략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자산증가율은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21.8%에 달했다.   그러나 2010년 1.5%, 2012년 2.5%, 2014년 1.7%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은행의 대출상품 의존도는 점점 커지고 있다.   국내 은행의 전체 자산 중 대출 채권 비중은 지난 2008년 67.7%에서 2010년 71.9%, 2012년 72.0%, 2014년 73.8%로 해마다 늘고 있다.   그러나 주로 예대금리 차이에서 나오는 순이자마진(NIM)이 계속 줄어드는 가운데 내달부터 깐깐한 여신심사가 시행되면서 대출 채권을 늘리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1200조원대인 가계부채 가운데 경제상황이 악화해 일부 채권이 부실화하기라도 하면 은행의 리스크 관리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커질 수 있다.   이경진 수석연구원은 “대출 의존도가 점차 심화되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장기적으로 유가증권 보유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국내 은행의 유가증권 투자는 대출채권에 대한 투자에 견줘 미흡한 상황이다.    지난 2001~2014년 대출채권 연평균 성장률은 8.9%지만 같은 기간 유가증권 성장률은 3.1%에 불과했다.   이는 저금리 국면에서 유가증권 투자를 늘렸던 주요 선진국 은행들의 투자방향과 역행하는 것이다.   일본은 저금리가 굳어진 1990년대 중반에 대출과 유가증권 비중이 8대 2 수준에서 2014년 6대 4 수준으로 유가증권 비중을 늘렸다.   미국 은행도 유가증권 비중이 2005년 26.4%에서 2014년 31.8%로 증가했다.   특히 미국과 일본의 은행권은 안전자산인 채권뿐만 아니라 주식, 해외유가증권 등에 투자하며 운용자산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국내 은행들이 효과적인 자산 운용 전략을 수행하는 데 있어 글로벌 주요 은행들 사례를 참고해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채권 외에 중위험 중수익 상품, 대체투자상품과 같은 수익성 높은 상품을 충분한 검토를 통해 발굴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