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정동영 의장 사퇴

김근태 의장직 승계 유력

2006-06-01     홍세기 기자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1일  선거패배의 책임을 지고 의장직에서 사퇴했다.

 지난 2.18 전대를 통해 취임한 이후 104일 만이다. 이로써 열린우리당은 창당 2년 5개월만에 8번째 의장사퇴 상황을 맞게 됐다.

 정 의장은 이날 마지막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국민들의 질책을 무겁고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면서  "선거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당 의장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어느 때보다 당이 어려운 상황에서 당의장직을 떠나는 것이  최선이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이 같은 참담한 결과에 대해 당 의장으로서 책임지지 않는다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정 의장은 열린우리당에 대해 "결과적으로 우리당은 국민의 마음을 얻는데 실패했다"고 선거 결과를 평가한 뒤 "그러나 실패보다 무서운 것은 좌절이며,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 의장의 후임은 당헌.당규상 전당대회에서 차점 득표한 김근태  최고위원이 맡도록 돼 있지만, 김 최고위원이 지도부 일괄사퇴와 의장직 승계를 놓고 막판 고심을 거듭하고 있고, 당 지도부내에서도 현 지도체제 유지와 비상지도부  구성 등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김두관 최고위원은 "엄중한 상황에서 지도부 일괄사퇴보다는 김근태 최고위원이 승계하는 것이 당의 혼선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으나, 김혁규 최고위원은 "사상최악의 여당 참패 상황에서 지도부 전원이 일괄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2.18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5명의 최고위원 가운데 3명이 사퇴할 경우 현 지도체제는 자동 해산되고, 당헌.당규에 따라 지도부를 재구성해야 한다.

앞서 정 의장은 31일 밤 김근태 최고위원을 만나 "당의 표류를  막기  위해서는 김 최고위원이 승계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유인태 의원 등 당 중진들도 김근태 최고위원의 승계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그가 의장직을 승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