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조이? 상관없잖아~!? 대학생 혼전섹스 보고서 전모 공개
대학생 3명중 2명 결혼과 섹스는 별개
2007-06-02 이재필 기자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가 4월 25일부터 5월 27일까지 서울과 수도권, 지방 소재 대학 재학생 528명에게 설문지를 통해 ‘혼전 성관계에 대한 기준, 원칙’에 대해 질문을 던진 결과, 전체 응답자중 67.4%의 대학생이 결혼과는 상관없다는 반응을 보인 반면 결혼과 성관계를 연관시킨 응답자는 32.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과반수가 넘는 남녀 대학생들이 성에 대해 관대한 것으로 조사된 것만 보더라도 요즘 젊은 세대들은 과거와는 다르게 결혼과 성관계를 굳이 연관시키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울의 모 대학교에 재학 중인 정 모씨 역시 결혼과 성관계는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 씨는 지금 만나고 있는 여자 친구와 일주일에 2번 정도 같이 잠자리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성관계는 갖고 있지만 결혼을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다고 전했다.
그는 “여자 친구가 좋아요. 많이 사랑하죠. 그 아이도 저를 좋아해요.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서로 섹스를 할 수 있는 거죠. 사랑을 표현하는 최고의 방법이니까요”라며 “섹스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결혼 전에 섹스를 해서는 안 된다는 발상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 같아요. 좋아하면 감정에 충실 해야죠”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지금 만나고 있는 여자 친구와 결혼은 생각하고 있지 않아요. 좋아하고 사랑하지만... 글쎄요”라며 “아직 나이도 어린데 굳이 결혼을 목적으로 사람을 만나고 섹스를 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라고 사랑하면 성관계도 할 수 있지만 그걸 결혼까지 연관시키기는 무리가 있다는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인천에 위치한 모 대학교에 재학 중인 차 모씨는 요즘 젊은 사람들은 성관계와 결혼은 별개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차 씨는 “요즘 대학생 중에 섹스하면 결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해요. 만약 섹스해서 결혼해야 했다면 지금 대학생 중 90%가량은 결혼했을 걸요”라며 “그만큼 요즘 젊은 층은 성에 대해 관대하고 즐기고 있어요. 좋아하는 사람과 만나고 사귀고 섹스하고. 지극히 자연적인 모습이죠”라고 말했다.
이어 “혼전에 미리 경험해 봐야 한다며 동거하는 커플들도 늘어나고 있는 실정 이예요. 순결함을 논하던 시대는 이미 옛날 얘기가 되어 버린 거죠”라며 “이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한번 잤다고 해서 결혼한다라고 생각하면 좋아하지도 않는데 섹스 한번 하면 결혼해야 한다는 거잖아요. 이건 말도 안 돼죠”라고 혼전성관계를 지지하는 입장을 보였다.
이처럼 젊은 층의 성의식이 과거와는 다르게 많이 달라진 요즘. 이들의 일상에서 성관계는 연애의 수단 중 하나였으며 당연히 결혼과도 깊게 연관을 시키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실제로 리서치 조사에 의하면 전문대 여학생의 경우 71.1%, 4년제 대학생의 경우 40.3%가 성경험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성관계를 갖은 이성의 수를 묻는 질문에는 2명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밝힌 응답자가 11.5%로 가장 많았고 이어 1명이 9.7%, 4명이 9.3% 3명이 9.0%로 뒤를 이었다.
여학생에 이어 남학생의 경우는 전문대가 52.1%, 4년제가 52.2%로 나타났다. 이들도 마찬가지로 성관계를 맺은 이성의 수를 묻는 질문에 2명이 14.1%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1명(10.8%), 3명(10.4%), 9명 이상이(7.2%) 잇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위의 상황과 같이 젊은 대학생들이 무분별하게 성을 즐기는 것만은 아니었다. 리서치 조사결과 남자는 35.3%, 여자는 31.2%로 성관계를 허락하는 이유에 ‘진지한 교제상대에 한해서만’이라고 밝힌 의견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한 대학교에 재학 중인 박 모양은 요즘 젊은 대학생들 사이에서 성관계가 결혼과는 별개의 연애 수단이 되었지만 결코 가볍지는 않다고 전하고 있다.
박 양은 “저도 남자친구가 있고 좋아서 섹스를 해요. 하지만 그렇다고 헤프거나 노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에요”라며 “젊은 사람들이 결혼 전에 섹스를 하는 것에 대해 생각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은데 그 사람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같이 있고 싶으니까 섹스를 하는 거예요”라고 전했다.
이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미래에 대해 고민도 많이 해요. 남자친구와 같이 생각하며 앞날을 준비하죠. 물론 결혼은 아직 생각지 않고 있어요. 하지만 이는 중요한 사항이 아니라고 봐요”라며 “결혼은 먼 미래의 일인데 그로 인해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의 진지한 만남을 망칠 수는 없는 것 아니겠어요”라고 결혼과 성관계를 꼭 맞춰 생각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진지하고 깊게 생각하며 행동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과거와는 다르게 대학생들의 성의식이 개방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연로하신 분들이 이들의 이러한 모습을 보고 ‘요즘 애들은 큰일 났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려고 하는지’라는 말들을 많이 하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요즘 애들 큰일 났어’란 말은 공자 시대 때부터 쓰이던 말이다. 시대는 변하고 사람도 변한다. 젊은이들의 성문화가 변하는 만큼 그들의 생각과 행동 방식도 그에 맞게 변화하고 책임도 지게 된다. 취재하면서 기자가 바라본 젊은이들은 생각 없이 성을 즐기는 사람도 있는 반면, 깊게 생각하고 진지하게 성을 바라보는 젊은이도 있었다. 결혼과 섹스가 이미 대학생들에게 별개가 되어버린 지금.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그들의 책임감 있고 절도 있는 판단과 행동이 필요한 시기다.
hwonan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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