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업계 넘버 투 ‘캡스’의 막가파 행동에 뿔난 넘버 ‘원’
캡스 영업직원, 에스원과 계약한 사무실등에 설치된 도난방지장치 파손시켜 '물의'
2010-05-03 황동진 기자
현재 보안업계 1위는 삼성그룹 계열사인 ‘에스원’이다. 뒤를 이어 ADT캡스, KT텔레캅이 있다. 이 세 업체가 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다.
이들 보안업체들은 근래 들어 산업스파이 등으로 인한 기밀유출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함에 따라 기존 ‘기업’에 대한 보안서비스를 강화하는 한편, 일반 ‘공동주택(아파트)’으로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하지만 영역이 커진다는 것이 꼭 고객 서비스 질의 향상을 가져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들 업체간 영역 다툼을 심화시켜 고객들의 불신만 초래하고 있다.
최근에도 이로 인한 불미스런 사건이 발생해 빈축을 사고 있다. 사건은 업계 2위인 ADT캡스 영업직원들에 의해 비롯됐다.
지난달 15일 자정께 ADT캡스 영업직원 두 명이 서울 마포구 성산동의 한 출판사 사무실 입구에 설치된 지문리더기를 떼어내고 달아나다 경비업체 직원에게 붙잡혔다.
업계에 따르면 ADT캡스 영업직원 김모(29)씨 등 두 명은 이날 이 일대 사무실과 점포등 총 7곳에 설치된 도난방지장치를 부쉈다. 이유는 간단하다. 만취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저질렀다는 것.
그런데 문제는 이들이 파손한 사무실과 점포등은 모두 업계 1위인 ‘에스원’과 계약을 맺고 있었던 것이다.
우발적이라고 보다 ‘고의성'이 짙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를 두고 에스원과 캡스는 격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먼저 캡스 홍보실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회사 직원들이 만취 상태에서 저지른 우발적 실수이지만, 피해 소비자들에게는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며 “하지만 에스원이 왜 자꾸 긁어 부스럼을 만들려고 하는지 이해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이 발생한 즉시 회사 본부장급 임원이 직접 에스원측 임원을 만나 정중히 사과하는 한편 회사 차원에서도 공문을 발송, 공식사과를 해 이번 사건에 대해 양사간 그냥 넘어가기로 했었다”며 “그런데 이제와서 에스원측이 언론플레이를 통해 비방하는 것은 비상식적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에스원이 별거도 아닌 사건에 대해 이처럼 언론플레이등을 하는 이유는 최근 몇 년간 에스원은 영업실적이 정체 상태에 머물러 있는 반면, 우리는 업계 2위이기는 하지만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에스원이 이번 사건을 빌미로 우리 회사의 기업 이미지를 깎아 내려 상대적으로 영업 활동에 있어 우위를 점할 수 있게 하려는 속셈”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에스원측 또한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에스원 홍보실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캡스측이 주장하는 우리 회사 임원을 직접 만나 사과를 했다는 얘기는 확인결과 사실무근이었으며, 공문을 통한 공식사과를 받은 적도 없다”며 “우리가 무슨 언론플레이를 했다는 것인지 모르겠으며 이번 사건은 검찰 수사에서 꼭 밝혀질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