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유일호 경제팀' 지원사격 나설까

기준금리 조정 고민 깊어질 듯… 금융중개지원대출도 고려

2017-02-03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유일호 경제팀’이 경기부양을 위한 보강대책을 발표하면서 한국은행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 경제에 산재한 대내외적 여건을 고려해보면 한은이 정부의 부양책을 지원하는 사격에 나설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 뒤 통화 당국과의 소통 문제에 대해 “금리 결정은 통화 당국이 하는 것이고, 우리가 영향을 미칠 수는 없다”고 밝혔다.하지만 이어 “엄격히 분리돼야 하지만 거시환경에 대해서는 상황 인식을 공유할 수 있다”고 말해 한은이 가능한 범위에서 지원 사격을 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 녹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이 꺼낼 수 있는 대표적인 통화정책 수단은 기준금리 조정이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올 1월까지 7개월째 연 1.5%로 동결한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5% 급락했고 내수 회복세가 지속될지 미지수기 때문이다.지난달 14일 개최된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가계 부채와 부동산 경기 둔화 등으로 민간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라 제기됐다.   한은이 소비와 투자를 촉진할 목적으로 기준금리를 더 낮춤으로써 시중 유동성을 확대할 개연성이 있다.   이런 점에서 오는 16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주목되지만, 한은은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한은은 현재 “저성장, 저물가에 통화정책만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기준금리를 내리면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고 이는 민간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게다가 외국인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한은이 이달에는 일단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대내외적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그러나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경기 부진에 통화정책을 선제적으로 쓰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조정 외에 중소기업에 자금을 지원해주는 금융중개지원대출을 동원할 수도 있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을 촉진하고자 한은이 연 0.5∼1.0%의 저금리로 은행에 자금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앞서 한은은 지난 12월 의결한 ‘2016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에서 “국내외 금융·경제상황, 중소기업 자금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금융중개지원대출의 한도를 적절히 조정하고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1월 말 현재 금융중개지원대출 규모는 15조4404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금융중개지원대출은 한은이 국회의 승인 없이 발권력을 동원해 특정기업을 지원하는 방식이어서 신중해야 하고 자칫 부실기업들에 자금이 흘러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