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애부, 기술도용 한 건 더?!…성분분석 제출 못해

[심층추적] 궁지 몰린 미애부화장품,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2탄

2010-05-04     김경탁 기자
[매일일보=김경탁 기자] 지난해 출시한 '엑스퍼트케어 리커버리 솔류션' 제품에 사용 표기됐던 발효서목태 추출 ‘폴리포스페이트’ 기술 도용 논란과 관련해 경희대 한의학과 김홍렬 교수와 사이에 송사를 진행하고 있는 미애부화장품 측이 4월 28일까지 내겠다고 공언했던 ‘성분분석 자료’를 결국 제출하지 못했다.

김 교수측 변호인에 따르면 5월3일 미애부 측에서 재판부에 참고서면을 한 건 제출한 것이 있었지만 이는 성분분석 자료가 아닌 일반적인 사항에 대한 자료였다.

이와 관련 미애부 측은 3일로 약속됐던 본지와의 대면 인터뷰를 일방 취소하면서 “이 사안에 대해 해명을 할수록 곡해되고 불리한 기사만 나온다는 판단에 따라 앞으로 재판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일체의 해명이나 반박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정했다”고 밝혔다.

<매일일보>은 지난 4월16일 게재한 ‘궁지 몰린 미애부,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기사에서 김홍렬 교수와 미애부 사이의 기술도용 분쟁에 대해 상세히 보도한 바 있는데, 기사가 나온 이후 본지에는 추가 제보 몇 건이 들어왔다.

 

커뮤니케이션 문제? 옥민 대표가 직접 교육!

지난 4월 16일자 기사에서 미애부 측은 기술제휴 협상이 결렬된 ‘폴리포스페이트’(약어로 Poly-P) 성분이 자사 제품에 들어간 것으로 표기․홍보된 이유에 대해 “개발팀과 홍보팀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로 인한 실수였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 추가 취재 과정에 이러한 미애부 측의 입장이 사실인지 의문을 갖게 하는 제보가 접수됐다. 문제의 ‘엑스퍼트케어 리커버리 솔류션’(이하 엑스퍼트케어) 제품에 대한 신제품 교육을 당시 기술협상에 참여했던 미애부 옥민 대표가 직접 했다는 것.

옥민 대표는 지난해 11월19일 있었던 ‘엑스퍼트케어’ 관련 교육 내용을 요약 정리해 이튿날인 11월20일자 휴대폰문자 컬러메일로 회사 판매원들에게 발송했는데, 이 컬러메일에 문제의 ‘Poly-P’ 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발효서목태는 POLY-P라는 생체에너지를 함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항돌연변이 효과를 가지고 있으며 세포의 활성화 성분을 통해 건강한 피부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옥민 드림”

당시 교육에 참여했다는 제보자 A씨는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처음에 미애부 판매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화장품을 썼을 때 트러블도 없이 피부가 변화되는 것을 바로 느낄 수 있을 만큼 제품이 좋았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A씨는 “그런데 회사에서는 계속 업그레이드되었다면서 신제품을 내놓고 기존 제품을 단종시켜왔는데, 이상하게 새로 나온 제품일수록 성능은 떨어지고 피부트러블도 생기다 보니 최근에는 판매도 잘 안되고 반품만 쌓이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A씨에 따르면 미애부가 기술 도용과 관련해 분쟁을 진행중인 것은 김홍렬 교수와의 ‘폴리피’관련 사안 뿐이 아니었다.

미애부 옥민 대표의 전 직장이며, 한때 미애부에 원료를 납품하기도 했던 ㈜네오바이오텍과 사이에는 이미 2008년부터 미애부가 자랑하는 ‘발효과학’의 핵심기술인 ‘균주’의 동일성을 놓고 재판이 진행중인 것.

99.99% 일치한 균주…인정못해?

미애부와 네오바이오텍 양측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네오바이오텍이 생산하는 ‘WRD2’라는 균주가 미애부에서 판매하던 혈전용해기능이 있는 건강기능식품 ‘바소청’ 등에 첨가됐다.

그런데 2007년 2월 미애부는 ‘바소청’의 기능을 업그레이드했다며 ‘맑을청’을 새로 출시했고, ‘바소청’의 단종과 함께 미애부는 네오바이오텍에서 납품받던 ‘WRD2’ 대신 ‘MAB06’이라는 자체 개발 균주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2008년 4월 네오바이오텍은 ‘맑을청’에 들어갔다는 ‘MAB06’균주가 자사에서 납품하던 ‘WRD2’와 동일한 균주라며 미애부와 옥민 대표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고, 2008년 5월경 판사가 직접 미애부 발효과학연구소에서 균주를 받아 성분분석을 실시한다.

1차 성분분석 결과에 대해 미애부와 네오바이오텍의 주장은 서로 엇갈린다. 미애부 측은 “판사가 채취한 균주 MAB06과 WRD2가 다르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주장하는 반면, 네오바이오텍 측은 “미애부 측이 제출한 증거물이 오염돼 있어서 성분 분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2차 성분분석은 네오바이오텍이 밀봉상태에서 보관 중이던 ‘맑을청’ 제품(출시초기인 2007년 생산품) 자체를 대상으로 진행됐는데, 그 결과는 문제의 균주 ‘MAB06’과 ‘WRD2’의 유전자가 99.99% 동일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2010년 2월 26일 법원에 제출된 이 성분분석 결과에 대해 미애부 측의 입장은 “감정의 객관성이 없다”는 것이었다.

“네오바이오텍에서 미애부 측이 합의하지 않은 제품을 채취하여 감정을 실시한 것”으로, “제품에 WRD2 균주가 사용되었는지에 대해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그 균주의 기탁자인 옥민 박사의 승낙이 있어야 하는데 네오바이오텍이 제출한 감정서는 옥민 박사의 승낙이 없었다”는 것이다.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이와 관련해 미애부 측은 “2008년 6월에 1차 감정평가가 나온 이후 아무런 연락이 없다가 오는 5월 6일 재판이 속행된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담당 변호사를 통하여 상기사실 등을 참고서면으로 제출을 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2008년 6월 이후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는 미애부 측의 해명은 사실과 다르다.

대법원 홈페이지에서 검색할 수 있는 재판기록에는 원고측(네오바이오텍)이 1차 감정결과가 나오고 3개월 후인 2008년 9월부터 감정업체인 바이오메딕에 감정촉탁서를 발송한 2009년 7월까지 대략 2개월 간격으로 감정촉탁신청서, 감정기일지정신청서, 감정대상지정신청서 등이 제출됐다.

법원 제출서류는 재판부에 제출하면 소송상대방에게도 전달이 되기 때문에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고, 만약 연락을 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법원의 직무유기를 따져야할 사항이다.

미애부 측은 이와 관련해 “네오바이오텍 고경원 대표가 옥민 박사를 사기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지만 검찰에서 무혐의로 기각됐다”고 강조했다. 고검 항고도 기각됐고, 대검 재항고 역시 기각됐기 때문에 검찰이 옥민 대표의 무고함을 인정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네오바이오텍 측은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것인데, 검찰에 제출한 증거 중에서 핵심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판단이 되지 않아 검찰에 대해 신뢰가 가지 않는 상황에서 확보하고 있는 증거를 한꺼번에 풀 수는 없었다”며 추가 증거제출을 통해 다시 고발하면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