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절상, 세계 경제 '빨간불'

韓 수출·성장률 타격 줄 것

2016-02-10     서영상 기자
[매일일보 서영상 기자] 위안화 가치의 빠른 하락이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소시에테제네랄(SG)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위안화 가치가 올해 말 달러당 7.5위안까지 빠르게 하락하면 세계경제가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달러당 7.5위안은 지난 5일 시장 종가인 6.5695위안보다 14%가량 낮은 수준이다.실제로 작년 8월과 올해 1월 위안화 가치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은 크게 요동쳤다.SG는 위안화 가치가 올해 말 달러당 6.8위안까지 떨어지겠지만, 달러당 7.5위안까지 빠르게 하락할 가능성은 35% 수준으로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진단했다.'국제 금융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위안화의 급격한 절하는 지난 10년간 이어온 위안화 절상 추세가 뒤집히는 것으로 중국과 무역이나 금융 관계로 얽혀 있는 인접국에 위협이 될 수 있다.문제는 위안화 가치의 급락은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를 촉발시키는 동시에, 원자재 가격의 동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배민근 LG 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위안화 절하 속도가 빨라지면 중국 경제가 생각보다 더 안 좋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SG는 위안화 가치가 빠르게 떨어지면 신흥국의 통화 가치가 동반 하락하고, 그중에서도 러시아, 남아프리카, 멕시코, 말레이시아, 한국 등의 통화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경제 전문가들은 위안화의 빠른 절하가 한국의 수출과 성장률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점에 동의한다.천용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위안화가 원화에 대해 5% 하락할 경우 국내 총 수출은 약 3% 감소하고, 특히 기계 산업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클 것으로 분석했다.천 연구원은 "위안화 절하로 원화도 절하 압력을 받을 수 있지만, 위안화가 더 빨리 떨어지면 격차가 확대돼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다만, 위안화 절하가 원화 절하 압력으로 작용해 한국의 수출에 호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옥스퍼드 이코노믹스가 1월 중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위안화가 미 달러화에 대해 10% 절하되면 한국과 대만, 멕시코 등의 수출은 오히려 수혜를 입었다.천 연구원은 "문제는 속도의 문제"라며 "중국의 위안화 가치가 더 빨리 떨어지면 한국 수출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