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폭력, ‘사랑싸움’이 아닌 ‘범죄행위’

2016-02-11     연수경찰서 형사지원팀 경사 조혜미

[매일일보]

지난 해 의학전문대학생이 동기인 여자 친구가 전화를 퉁명스럽게 받았다는 이유로 여자 친구를 무려 4시간 넘게 감금하고 무차별 폭력을 휘둘러 검거된 사건이 보도되어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일이 있었다.

그리고 그 전에는 딸과 헤어지라고 요구한 전 여차 친구의 부모를 잔인하게 살해하고 전 여자 친구를 감금해 성폭행한 대학생이 사형을 선고 받아 큰 충격을 준 사실이 있다.

이렇게 상황이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연인 간 폭력(일명 데이트 폭력)을 사랑 싸움이나 다소 거친 성격의 남성에 의한 애정 공세 정도로 여기며, 심각한 수준의 폭행이 아니라면 제3자가 개입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데이트 폭력은 1회에 그치지 않고 사귀는 동안 지속되며 헤어진 후에도 이미 알고 있는 여러 정보 등을 이용해 협박을 일삼아 피해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에게도 깊은 고통을 주는 사회적 범죄이다.

이에 경찰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지난 3일부터 3월 2일까지 한 달 동안 ‘연인 간 폭력 집중신고기간’을 운영하며, 각 경찰서에 형사·여성청소년수사관·상담전문 여경, 피해자보호담당자 등으로 구성된 ‘연인 간 폭력 근절 TF팀’을 설치·운영한다.

TF팀은 데이트 폭력 발생 징후가 보이거나 실제 발생한 경우 폭력성·상습성 여부 등을 확인한 후 폭력 행위가 입증되면 엄중 처벌할 계획이며, 피해자의 경제적·심리적·법률적 지원을 통해 2차 피해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하고 지속적인 사후관리를 해 나갈 예정이다.

데이트 폭력 범죄를 근절하려면 무엇보다 피해자의 적극적인 신고가 필요하며, 112, 사이버경찰청 및 각 경찰서 홈페이지, 스마트폰 ‘목격자를 찾습니다’ 앱, 경찰서 방문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신고가 가능하다.

이번 기회를 통해 데이트 폭력이 근절될 수 있도록 연인 간의 폭력도 심각한 범죄임을 인식하고,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폭력 행위의 피해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경찰을 믿고 적극적인 신고를 당부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