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두박질 치는 은행주…배당 확대로 주가 올린다

3대 금융지주 5년새 주가 반토막…"은행권 30%까지 배당성향 늘려야"

2017-02-14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금융지주와 은행들이 대내외적 악재 속에서 끝 모를 바닥을 헤매는 주가를 잡기 위해 배당을 강화하고 나섰다.14일 은행권에 따르면 3대 금융지주의 주가는 5년 사이에 ‘반토막’이 났다.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11년 1월 말 4만4400원에서 지난달 말 2만1400원으로 51.8% 떨어졌다.   KB금융지주 주가도 같은 기간 5만7500원에서 3만550원으로 46.9% 하락했다.   신한지주도 4만9600원에서 3만7500원으로 32.3% 떨어졌다.   곤두박질 치는 주가에 비해 은행권의 자산은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 2010년 말 158조5000억원에서 외환은행을 인수한 지난해 말 326조9000억원으로 106.3% 대폭 상승했다.    KB금융도 같은 기간 264조9000억원에서 329조1000억원으로 24.2% 늘었으며 신한지주도 301조2000억원에서 415조1000억원으로 37.8% 증가했다.이에 따른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지주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0.2∼0.6% 수준이었다.PBR이 1이라면 특정 시점의 주가와 기업의 1주당 순자산이 같은 경우다. 부도가 나 망하더라도 회사 자산을 매각하면 주주들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의미다.이 수치가 1보다 낮으면 자산 가치가 저평가됐다고 볼 수 있다.   3대 금융지주별로는 하나금융의 PBR이 0.21배에 불과하며 KB금융은 0.41배로 낮다. 신한지주가 그나마 0.64배로 금융권에서는 높은 편이다.우리은행과 기업은행도 0.3∼0.5배 수준에 불과하다.주가수익비율(PER)도 다른 업종보다 낮다.   하나금융은 6.45배, KB금융은 7.92배, 신한지주는 9.01배다. 우리와 기업은행도 4∼7배다.   PER이 낮으면 이익에 견줘 주가가 낮게 평가됐음을 의미한다. 통상 10배 미만이면 저평가됐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초 9만원대에서 86만원까지 수직으로 상승한 후 최근 63만원까지 떨어진 한미약품의 PER은 무려 203배, PBR도 13.81배나 된다.   은행권은 각종 지표에 견줘 다른 업종에 비해 ‘은행주’가 지나치게 저평가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문제는 은행권의 대내외적 업황이 좋지 않다는 데 있다.   지난해 두 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감소한 데다가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외국계 자금 이탈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3대 금융지주의 외국계 지분은 66∼69% 수준이다.   이에 따라 은행권이 배당을 강화하려는 이유는 대내외적 악재 속에서 흔들리는 주주들의 마음을 잡아야 한다는 위기의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   배당이란 기업이 일정기간 동안 영업활동을 해 발생한 이익 중 일부를 주주들에게 나눠 주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기업이 계속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주가에는 호재라 할 수 있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개인금융팀장은 “주가 안정차원에서 금융지주나 은행들이 배당을 높이는 건 바람직한 현상”이라며 “국내 주요 은행들은 장기적으로 미국이나 일본은행들처럼 30%까지 배당성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