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글로벌 경제…오는 3월 각국 통화정책 쏟아진다
美·日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 경제 부양책 발표
2017-02-17 이수빈 기자
[매일일보 이수빈 기자] 세계 경제의 흐름을 이끄는 주요국의 중앙은행들이 다음 달 통화·금융정책회의를 열어 경제를 부양할 각종 정책을 쏟아낼 전망이다.이들 나라의 중앙은행은 추가 마이너스 금리 도입과 양적완화 규모 확대, 금리인상 시기 늦추기 등 갖가지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가장 먼저 시장의 주목을 받는 것은 3월 10일에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다.ECB는 작년 12월 유로존의 경기를 부양하고 물가상승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중앙은행 예치금리를 -0.3%까지 하향조정하고, 매달 600억 유로 규모의 채권매입 프로그램의 시행 기한을 2017년 3월까지로 연장했다.그러나 지속된 금융시장 불안이 유로존 은행권에 대한 우려로 번지는 등 투자 심리는 되레 악화했다.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미 1월 통화정책회의에서 필요하면 추가 조처를 할 수 있다고 언급해 3월 추가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ECB는 떨어지는 물가를 목표치로 돌려세워야 하는 동시에 유로존 금융시스템을 안정시켜야 하는 양대 과제를 안고 있다.유로존의 1월 소비자물가는 0.4% 오르는 데 그쳐 중앙은행의 목표치인 ‘2% 바로 밑’을 크게 밑돈다. 여기에 이번 주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가 독일의 올해 물가 전망치를 기존 1.1%에서 0.25%로 크게 낮춘 점도 유로존 물가에 하방 압력을 높일 전망이다.IHS글로벌 인사이트의 하워드 아처 애널리스트는 “ECB는 3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예치금리를 -0.3%에서 -0.4%로 하향조정하고 매달 채권매입 규모를 200억∼300억 유로 늘릴 것”이라고 예상했다.한편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일본에서는 벌써부터 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제기된다.3월 14∼15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가 그 기점이 될 전망이다.투자은행들은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최대 -0.05%까지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일본은 최근 마이너스 금리의 여파로 은행주가 대폭 떨어지면서 닛케이평균주가 지수가 일주일 새 11% 이상 폭락하는 사태를 겪었다.이러한 마이너스 금리 역풍에도 불구하고 일본은행이 추가 인하를 고려하는 이유는 환율이다.마이너스 금리 도입 영향으로 엔화가 반짝 약세를 나타냈지만 이후 세계 금융시장 불안으로 안전자산인 엔화에 다시 돈이 몰렸다.이 때문에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지난 11일 달러당 110엔까지 떨어지기도 했다.엔화 강세로 수출 기업들의 실적이 떨어지면 경제 성장률은 낮아지고 물가상승률 목표인 2% 달성도 어려워진다.아다치 마사미치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엔화는 오르고 증시는 내리면서 일본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이 낮아질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일본은행이 3월에 추가 완화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3월 15~16일에 열린다.연준의 두 번째 금리 인상은 올해 3월로 예상됐었으나 계속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블룸버그 통신이 지난주 53명의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로는 전문가 중 68% 가량이 두 번째 금리 인상 시기로 6월을 예상했다.스탠다드차타드는 미국 연준이 3월에 금리를 올리고서 12월에 인하에 나설 것으로 당초에 전망했으나, 올해 금리 인상 자체가 없을 것으로 전망을 바꾸기도 했다.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지난주 의회에 출석해 연준이 작년 12월에 금리를 올린 뒤 많은 일이 일어났다면서 “금리의 실제 움직임은 앞으로 나오는 경제 전망과 관련 자료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미국의 작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년대비 연율로 0.7% 오르는 데 그쳐 전분기보다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달러 강세에 따른 해외 기업들의 수익 악화와 유가 하락에 따른 기업들의 투자 축소가 성장률 둔화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옐런은 또 “유럽과 다른 나라에서 마이너스 금리가 나타나는 점을 감안해 대비 차원에서 (마이너스 금리를) 다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시장을 술렁이게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