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은행권 순이익, 보험업계 절반에 그쳐

국내 은행 순익 3조5천억…"건전성 악화 우려"

2017-02-18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지난해 국내 은행권이 벌어들인 순이익이 보험업계 순이익의 절반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18일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국내은행의 2015년 중 영업실적(잠정치)’ 자료를 보면 지난해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3조5000억원으로, 지난 2014년(6조원)에 비해 2조5000억원 줄었다.이는 지난해 국내 보험회사가 남긴 순이익(6조3000억원)의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또 ‘카드 사태’로 은행들이 대거 적자를 냈던 2003년(1조7000억원) 이후 가장 저조하다.금융업계의 절대 강자인 은행권이 만년 2등 업종이던 보험사에 순이익 면에서 크게 밀린 것이다.금감원은 “저금리로 순이자마진이 줄어든 가운데 부실 대기업과 관련해 일부 은행이 거액을 대손비용으로 처리하면서 4분기 순익이 적자로 돌아선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경남기업, STX조선해양 등 부실기업 처리를 위해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충당금을 대거 쌓으면서 손실이 커졌기 때문이다.은행 유형별로 보면 국민·신한·우리·하나·SC·씨티 등 시중은행 6곳의 지난해 순이익이 4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000억원 줄었다.농협·수협·기업·산업 등 특수은행 4곳은 2014년 1조1000억원의 순이익에서 지난해 9000억원의 당기순손실로 전환해 은행권 수익 악화를 주도했다.충당금 손실 등이 대기업대출이 많은 산업은행 등에 몰린 영향이다.경남·광주·대구·부산·전북·제주 등 지방은행 6곳의 순이익은 지난 2014년과 같은 7000억원으로 집계됐다.각종 수익성 지표도 크게 악화했다.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는지를 보여주는 총자산이익률(ROA)은 0.16%로 2013년 대비 0.15%포인트 떨어졌다.경영효율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같은 기간 4.05%에서 2.14%로 하락했다.두 지표 모두 외환위기와 대우사태 여파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2000년(ROA -0.59%·ROE -11.02%) 이후 모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이자이익은 저금리 여파로 2014년(34조9000억원) 대비 1조4000억원 감소한 33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1.58%로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비이자이익은 각종 수수료 수입 증가로 지난 2014년보다 2조4000억원 증가한 5조9000원으로 집계됐다.판매비와 관리비는 희망퇴직이 늘면서 2014년보다 1조5000억 증가한 22조5000억원으로 나타났다.대손비용은 11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조5000억원 증가했다.은행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건전성 우려도 커지고 있다.최근 도이체방크 등 유럽 은행권의 부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진 것도 저금리 장기화와 기업 부실 확대 등에 따른 실적 악화에서 기인했기 때문이다.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은행들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등 건전성 지표면에서 아직 여유가 있지만 지금과 같은 저수익 상황이 지속하면 결국 건전성 악화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