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차고 나온 재벌가 여성들
그녀, 유리천장을 깼다!
2011-05-06 황동진 기자
[매일일보=황동진 기자] 최근 재벌가 차세대 여성들의 치맛바람이 거세다. 국내 내로라하는 재벌가 3~4세대 여성들이 경영일선에 참여하면서 남자형제들을 제치고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과거 재벌가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 여성의 사회 진출을 극도로 꺼려하는 분위기 탓에 여성이 할 수 있는 일은 고작 두서너가지에 불과했다. 그 대표적이었던 것이 ‘미술관 경영’이었다. 이 또한 가문의 명성과 품위를 손상시키지 않는 것이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최근 재벌가에서는 세대교체 바람이 불면서 여성의 사회 진출도 허용됐고, 과거 미술관 경영에서 국한됐던 것이 이제는 회사 경영에 직접 참여, 다양한 영역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내고 있다.
달라진 재벌가 여성의 위상
과거 재벌가에서는 가부장적이고도 남성중심의 가풍 탓에 여성의 사회 진출이 극도로 제한됐다. 대부분이 ‘안주인’으로서의 삶을 살았고, 기껏해야 ‘미술관 경영’이 고작이었다. 그러던 것이 최근 재계의 세대교체 바람에 편성해 여성의 막힌 문도 개방되기 시작했다. 물론 이 문을 열게끔 만든 열쇠가 된 것은 2세대 여성들의 역할이 컸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대표적인 인물로는 신세계 이명희 회장을 비롯해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 롯데쇼핑 신영자 사장, 애경그룹 장영신 회장, CJ 이미경 부회장, 보령그룹 김은선 회장등이 있다. 이들은 재벌가에서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경영’에 참여, 괄목할만한 성장을 내면서 재벌가에서 금기시돼 왔던 ‘여성의 사회 진출’에 대한 편견을 깨뜨렸다.최근 재벌가 3~4세대 여성들, 회사 경영에 적극 참여해 남성형제 제치고 두각
삼성가, 현대가등 국내 내로하는 재벌가 여자제들, 재계 ‘여초시대’ 선봉에 서
때문에 재벌가에서 처음으로 ‘모녀승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해지는 바에 의하면 정 전무는 할아버지인 고 정주영 전 명예회장을 닮았다고 한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직원들과 거리낌 없이 지내며 회식 자리에도 자주 참석해, 정 전 명예회장의 외향적인 모습 그대로를 빼닮았다는 후문이다.
범삼성가에 속하는 신세계에서도 걸걸한 차세대 여전사가 있다. 바로 이명희 회장의 외동딸인 정유경 부사장. 그녀는 미국 로드아일랜드대에서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한 후 지난 1996년 조선호텔 상무보로 입사, 자신의 전공을 십분 발휘해 조선호텔의 이미지를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진가 맏딸 조현아 전무도 빼놓을 수 없다.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 조중훈 회장의 손자, 손녀 가운데 최연장자인 조 전무는 미국 코넬대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했다. 그녀는 지난 1999년 대한항공 호텔면세사업본부로 입사해 기내판매팀장 등을 거쳐 2005년 상무보에서 1년 만에 상무로, 지난해 말에는 전무로 승진했다. 조 전무는 사실상 대한항공의 기내식 및 기내판매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또, 한진그룹 계열사 경영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지난 2007년 인천 하얏트 리젠시 호텔을 운영하는 한진그룹의 호텔사업 계열사 칼 호텔네트워크 등기이사에 선임된 데 이어 지난해 3월 대표이사에 올랐다. 호텔업계에 오너가 여성들의 경영 참여가 활발하지만 대표이사에 오른 것은 조 전무가 처음이다. 이들 외에도 동양그룹 현재현 회장의 장녀 현정담 상무보를 비롯해 애경그룹 장영신 회장의 장녀인 채은정 애경산업 부사장 등이 재벌가의 유리천장을 깨고 나온 대표적 여전사로 불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