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 부산 오륙도발 망령에 식은땀 ‘줄줄’
“난 당신이 어제 한 일을 알고 있다”
[매일일보=황동진 기자] SK건설이 식은땀을 흘리고 있다. 한때 SK건설을 그토록 괴롭혔었던 ‘오륙도발 망령(?)’ 때문이다. SK건설은 지금으로부터 약 4년 전, 부산 용호동에 3000가구의 대단지 오륙도SK뷰 아파트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각종 송사에 휘말려 몸살을 앓다시피 했다. 당시 아파트계약자들은 SK건설등을 상대로 과장분양광고로 피해를 입게 됐다며 분양계약 취소와 손해배상 청구 소송까지 제기했다. 급기야 이들은 중도금 납부거부운동까지 벌이기도 했다.
당시 국내 건설경기는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등으로 인해 침체국면에 접어든 상황이었고, SK건설도 적잖은 악영향을 받았다.
그런데 최근 SK건설을 그토록 괴롭혔던 오륙도발 망령이 부활했다.
검찰, SK건설 비자금 조성의혹뿐만 아니라 MBC드림센터 특혜‧로비 의혹까지 수사할 방침
국내 대표건설사 SK건설에 먹구름이 잔뜩 드리워졌다. 최근 검찰은 SK건설이 부산 용호동에 오륙도뷰 아파트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시행사와 이면계약을 한 뒤 수백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시행사를 압수수색했다.
이에 대해 SK건설은 과거 오륙도뷰 시행사에 대한 수사일 뿐이라며 우리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검찰의 칼끝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SK건설이 경기도 고양시 MBC일산제작센터 공사를 수주하는 과정에서의 특혜 의혹도 함께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검찰, SK건설 오륙도뷰 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
업계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서울 강남에 있는 무송 본사 사무실에서 지난 2004년부터 4년간 무송과의 자금내역이 담긴 회계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건설은 2004년 무송과 분양시기와 분양가 등 아파트 사업 전권을 넘겨받는다는 내용의 이면계약을 한 뒤 공사비나 수익금을 회계장부에 기재하지 않는 방식으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SK건설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검찰의 수사 대상은 SK건설이 아닌 과거 부산 오륙도 SK뷰 시행사였던 무송에 대한 수사”라며 “사실 이번 비자금 의혹은 앞서도 몇 차례에 걸쳐 제기됐으나, 국세청의 1년여 간에 걸친 계좌추적등 조사에서도 어느 정도 규명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무송과 ‘이면계약’을 했다는 얘기는 건설업계에서 통상적인 ‘이행합의서’가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일 뿐이고, 무송이 법인세등과 관련해서 세금을 납부하지 못하자 국세청에서 조사를 벌였고, 이게 확대되어서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륙도발 망령, MBC일산센터까지 잠식
하지만 일각에서는 SK건설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검찰은 SK건설이 지난 2004∼2006년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MBC일산제작센터(드림센터) 공사 수주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를 다시 풀이하면, SK건설이 이번 검찰 수사는 시행사 무송에 대한 수사일 뿐이라고 해명한 것는 달리 SK건설을 대상으로 한 수사란 점을 명확히 한 셈이다.
이에 대해서도 SK건설 관계자는 “검찰이 MBC일산드림센터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 할 것이란 얘기는 검찰에 확인해야 할 부분”이라며 “SK건설로서는 할 말이 없다”고 일축했다.
SK건설의 MBC일산제작센터 특혜 및 로비 의혹은 지난해 초 방송개혁시민연대(이하 방개혁)의 폭로에 의해 불거졌다.
당시 방개혁측은 MBC 경영진측이 경기 일산제작센터 시공사 선정과정에서 계약을 위반하고 SK건설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이 과정에서 SK건설 또한 로비를 펼쳤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방개혁의 이같은 의혹 제기에 대해 SK건설 관계자는 당시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정정당당하게 경쟁해 시공권을 따냈다”며 “방개혁측의 주장은 얼토당토하지 않은 것이며 법적으로 전혀 하자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회사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문제”라고 일축했다.
여하튼 업계에서는 오륙도발 망령으로 또다시 식은땀을 흘리고 있는 SK건설이 어떤 식으로 이 난관을 극복해 나갈런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