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일 아니다” 떨고 있는 與野 현역의원들

더민주, ‘김종인표’ 2차 물갈이 예정
새누리, 26일 면접 마무리…심사기준 제시하지 않고 있어

2016-02-25     이창원 기자
[매일일보 이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4일 ‘하위 20% 현역의원 컷오프(공천배제)’를 발표하며 20대 총선 공천의 본격적인 ‘물갈이’를 시작하면서 더민주 의원들은 물론이고 새누리당 의원들도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더민주 공천관리위원회는 내주초 현역 의원을 대상으로 한 정밀심사를 마무리하고 현역에 대한 2차 물갈이 공천을 단행하겠다고 밝히며 인적 쇄신을 가속화하고 있다.‘김종인표 물갈이’가 될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는 2차 심사는 경쟁력평가와 윤리심사로 진행된다.경쟁력평가는 지역구 신청 후보에 대한 여론조사와 지역실사를 토대로 3선 이상 중진 50%, 초재선 30%를 정밀심사 대상으로 분류해 공관위원 찬반투표로 원천배제자를 걸러내는 방식으로, 현재까지 살아남은 현역의원 가운데 3선 이상 중진 24명 중 12명, 초재선 71명 중 21명 등 모두 33명이 정밀심사 대상에 오른다.때문에 현역의원들은 숨죽이며 공관위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특히 정밀심사 대상에 절반이나 포함되는 중진의원들은 불안감을 넘어선 공포감까지 느끼고 있다고 전해졌다.한 중진 의원은 “중진 50%라는 기준을 왜 만들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그건 중진이 다 악하고 잘못됐다는 얘기 아닌가”라며 지적했다.또한 김종인 대표가 계파 패권주의나 운동권 방식의 의정활동에 강한 반감을 갖고 있어 이번 심사의 타깃이 86(80년대 학번·60년대생)과 친노(친노무현) 성향 의원들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이에 한 86 의원은 “공천심사도 결국 총선에서 승리하는 후보를 찾아내기 위한 것 아니냐”며 “특정세력을 겨냥해 무턱대고 잘라내기만 하는 것은 선이 아니다”고 말했다.이렇듯 거세지고 있는 더민주의 ‘칼바람’에 새누리당 의원들도 동요하는 모습이다.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더민주의 컷오프 발표에 “거기는 좀 무식하게 대놓고 싹둑 잘라버린 것이고 우리는 하나하나 솎아내는 것”이라고 밝혔으며, 26일 권역별 면접을 마치는 대로 본격적으로 자격심사에 들어가 경선 배제 대상을 가려지게 되기 때문이다.특히 이 위원장이 ‘강도 높은 부적격 심사’를 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구체적인 자격심사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있어 현역의원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게다가 당 안팎에서 정체불명의 ‘살생부’까지 나돌면서 진위 확인 소동마저 벌어지는 등 소위 ‘멘붕’(멘탈붕괴)에 빠졌다.또한 김무성 대표가 공관위를 향해 최고위원회의 등 공식석상에서 “면접하는 것은 난센스이자 옳지 못한 방법”이라며 “면접으로 (부적격자를) 가려낼 수 있겠느냐”고 지적하고 나서 어떤 결과의 컷오프가 이뤄질지 좀처럼 예상되지 않고 있는 실정은 이러한 분위기를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