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거비 부담 역대 최고치... 늘어난 월세 전환 탓

주거비 증가 지속시 성장률 둔화 우려되

2017-02-28     서영상 기자
[매일일보 서영상 기자] 지난해 월세 전환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가계의 주거비 지출 액수와 증가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28일 통계청의 '가계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의 실제 주거비(월세 기준)는 월평균 7만4227원으로 1년 새 20.8% 증가했다.지난해 주거비 지출액은 2003년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가계 주거비는 2013년 7.0%, 2014년 4.0%의 증가율을 보이다가 지난해 갑자기 대폭 늘었다.평균 주거비가 올랐다는 것은 그만큼 월세로 전환한 가구가 많아졌다는 뜻이다. 실제로 지난해 전·월세거래량 가운데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44.2%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1년(33.0%) 이후 가장 높았다.작년엔 전세 거래량이 82만1000건으로 5.1% 줄어든 반면 월세 거래량은 65만건으로 8.3% 늘어났다.특히 서울의 월세 거래량(21만5000건)이 11.6% 늘어나는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올해 1월 전·월세 거래량 중 월세 비중은 46.6%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작년엔 상대적으로 고소득층의 월세 전환이 두드러졌다.소득 600만원 이상 가구의 월평균 주거비는 지난해 7만6402원으로 전년보다 42.9% 증가했다.모든 소득 구간 가운데 증가율이 가장 높다.전세값 상승 부담 때문에 일부 고소득층도 월세로 전환한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주거비 부담은 가계의 소비를 위축시키고, 이로 인해 경제성장률을 낮출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김선태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세제·고용 등 가계 소득을 안정시킬 수 있는 정책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주거비 증가가 지속되면 성장률 둔화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