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환율방어에 온 힘쏟아
산유국들 외환보유액 크게 줄어... 시장 불안
2016-02-28 서영상 기자
[매일일보 서영상 기자] 전 세계 각국의 외환보유액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이에 각국은 외환시장 개입과 통화가치 절하 등을 통해 환율 통제에 나서고 있지만, 환율 불안을 막기에는 역부족인 실정이다.28일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26일 현재 전 세계 외환보유액 잔고는 총 10조 9204억 달러로 1년 전보다 7484억 5000만 달러(6.4%) 가량 줄었다.특히 산유국들의 외환보유액이 빠르게 줄고 있어 시장이 불안해 하고 있다.전 세계 외환보유액 규모 2위인 사우디아라비아는 1년간 외환보유액이 1199억 달러 가량 줄어들어 전체 외환의 16% 가량 감소했다.사우디는 상대적으로 외환보유액 규모가 큰데다 적지 않은 규모의 국부펀드를 보유하고 있어 부도 위기에 내몰릴 가능성은 적다.그러나 유가 하락으로 재정수입이 크게 줄어든 산유국 가운데 외환보유액 급감으로 위기상황에 처한 나라들이 늘고 있다.이들 나라는 외환시장에 개입해 환율을 방어하거나 자본 통제나 환율제도 변경을 통해 위기에 대응하고 있지만, 경기가 회복되거나 유가가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결국 국제기구 등에 구제금융을 요청하는 처지가 됐다.중국은 경기 둔화와 위안화 약세 우려로 자본유출에 시달리고 있다.중국 역시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외환보유액을 활용하고 있으나, 외환보유액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정책 대응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이 나라의 외환보유액은 지난 1월말 현재 3조 2308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5825억 달러 감소했다. 이는 전체의 15.30%가 줄어든 것이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2014년 7월 말 이후 7623억 달러 감소했다.국제금융센터의 최성락 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의 자본유출액은 작년에만 7133억 달러, 올해 1월에도 1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중국은 자본 유출세가 강화되자 위안화 기준환율과 역외 유동성 관리를 통해 위안화 절하 압력을 억제하고 있다.또 내국인에 대해서는 불법적인 달러 반출을 제한하고, 외국인에 대해서는 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QFII) 규제를 완화하는 등 해외 자본 유입을 촉진하고 있다.외환보유액이 20개월간 7600억 달러가 소진된 지금과 같은 속도로 외환이 소진된다면 7년 만에 중국 외환보유액은 고갈될 전망이다. 특히 지난 3개월과 같은 속도로 외환이 줄어든다면 고갈에는 3년도 채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적정 외환보유액을 2조 7000억 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엄격한 자본통제가 단행되면 외환보유액은 이보다 작은 1조5000억달러만으로도 충분할 전망이다.중국 역시 외환보유액이 가파르게 줄어들면 환율 제도를 수정할 가능성이 크다.소시에테제네랄(SG)은 중국의 자본유출이 현재와 같은 속도를 유지할 경우 인민은행이 3∼4분기 이상 더 위안화를 방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최성락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외환보유액이 가파르게 줄어들 경우 추가 안정조치가 나올 것이라면서도 위안화 가치를 한 번에 크게 절하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오히려 추가 절하 기대를 부추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그는 자본유출 압력이 커질 경우 시장에서는 토빈세(외환거래세) 도입이나 은행의 수출대금의 의무 매각 등과 같은 방안이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