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반자(?) 오세훈, 좌파인사 영입에 보수단체들 들썩들썩
최열 환경재단 대표 서울시장직 인수위위원장 임명이 불러온 이념 대립
2006-06-15 김명은 기자
<환경단체, “오 당선자 정책은 반환경적, 최 대표는 왜 하필 한나라당?”>
보수단체인 뉴라이트전국연합이 성명을 통해 “최 대표를 인수위원회 대표직에 위촉한 것은 또 다른 포퓸리즘이자 정치적 기회주의의 전형이며, 자유민주 우파진영을 배신하는 행위”라며 비난하는 한편, 환경단체 측에서도 오 당선자가 개발공약을 앞세워 당선됐다는 점 등을 들어 최 대표의 위원장직 수락에 대해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개코정치(개 같은 코드정치)한다면 국민들에게 버림받아...”
뉴라이트전국연합은 지난 9일 “오 당선자가 ‘탄핵반대’를 외치며 노무현 정권과 코드를 같이 해오던 최열 환경재단 대표를 서울시 인수위원회의 공동대표로 인선해 충격을 주고 있다”며 ‘오세훈 당선자, 자신의 정체성을 밝혀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최 대표가 ▲2006년 ‘국가보안법 폐지’와 ‘미군철수’ 등을 내세우며 결성된 ‘민족의 자주와 평화를 위한 60인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점 ▲지난 2000년 이적단체인 한총련 등과 함께 ‘아셈(ASEM) 2000 민간 포럼’의 공동대표를 맡아 세계화를 거부하는 反 아셈회의를 주도한 점 ▲2002년 말 문제가 됐던 노무현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발언을 지지했으며, 17대 총선에 앞서 ‘국민후보’ 운운하며 불법적인 선거운동을 추진한 점 등을 들어 “이번 인사를 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최 대표에 대해 “그는 지난 2000년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면서 기업체의 사외이사로 월급을 받고 있었던 것으로 들어나 비난을 한 몸에 받은 전력도 있다”며 도덕적 흠결을 주장했다.
이들은 심지어 오 당선자를 두고도 “노 정권과 여당의 무능과 실정에 따른 반사이익을 통해 서울 시장 자리를 ‘거져 얻은 것’이나 다름없다”며 본인들이 지지했던 자를 스스로 깎아내렸다.
그러면서 오 당선자에게 “차제에 자신의 정제성을 분명히 할 것”도 요구했다.
이들은 인선 배경을 두고 “항간에는 오 당선자가 변호사 시절 환경운동연합에 들어가 최씨에게 도움을 받은 것에 대한 보은 인사라는 말도 흘러나오고 있는 실정”이라며 오 당선자의 첫 인사에 실망감과 분노를 표했다.
그리고 이들은 “노무현 정권의 개코정치(개 같은 코드정치)에 대해 신물을 내며 비판을 퍼부었던 한나라당 소속의 오 당선자가 그들과 똑 같은 개코정치를 한다면, 한나라당도 오 당선자도 언제든지 국민들에게 버림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며 경고 섞인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보수인사인 서석구 변호사도 “오 당선자가 반미친북세력의 대표적인 인물을 서울시 업무 인수위에 임명하는 것은 민의를 배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뉴라이트전국연합의 성명에 이어 또다른 보수단체들도 이 문제로 들고 일어났다.
이들 단체도 최열 환경재단 대표를 인수위 공동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을 반대함은 물론 국가보안법 페지론자인 박원순씨가 상임이사로 있는 희망제작소의 시장아카데미에 참가하는 것은 자유수호 애국세력을 중심으로 한 유권자들을 배신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오 당선자 반환경적 공약 두르러져...” ‘최 대표 결정 참여정부의 탓?’
보수진영의 이 같은 반응과 비교했을 때 최 대표측인 환경시민단체는 반신반의(半信半疑)의 상황이다.
이철우 전 국회의원은 ‘최열을 위한 변명!’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최 대표의 입장을 대변했다. 그는 “이를 두고 말이 많다. 아무리 그래도 한나라당 인수위원장까지는 좀 너무한 것 아니냐”며 “일부시민운동가들이 어이없다는 표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많은 사람들은 담담하다”며 “이러한 반응이 나오기까지는 참여정부의 환경정책이 한 몫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마디로 참여정부는 환경에 관한 정책이 없다고 시민운동 내에서 평가하고 있다”며 “방폐장, 새만금. 청성산으로 이어지는 국책사업을 모두 관철시키는 저력(?)을 과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참여정부를 지켜본 최 대표가 차라리 한나라당과의 파트너십이 더 실속 있을 것이라 화난 판단을 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그는 “최열은 분노했고 허탈했다. 그리고 그 애증을 한나라당 서울시장 인수위원장으로 웅변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 시민운동 세력들은 슬프다. 최열이 한나라당을 도와서가 아니라 무력해진 자신들의 모습 때문에 더욱 그렇다”며 “최열 그의 마음을 이해해주고 싶다”라고 했다.
그러나 환경단체 내에서는 반대 의견도 만만찮다.
이유인 즉 오 당선자의 공약이 대부분 이명박 현 서울시장이 해온 개발정책을 기본 축으로 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한 중견 환경운동가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환경운동가가 서울시장 인수위원회에 참여하느냐 또는 한나라당에 참여하느냐를 갖고 문제 삼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도 “다만 환경운동의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지지할 만한 정책을 오 당선자가 가지고 있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오 당선자는 비록 환경운동과 연이 있기는 하지만 정책면에서는 뉴타운건설 확대와 같은 반환경적인 면이 두드러진다”며 “이러한 점들을 꼼꼼히 따져보지 않고 과거 인연만을 놓고 최 대표가 인수위에 참여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오세훈측 “특별히 대응할 생각 없다”
이러한 각계의 반응에 대해 오 당선자측은 특별히 신경 쓰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체적으로는 “최 대표 임명이 그렇게 반발할 일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인수위의 나경원 대변인은 “오 당선자는 환경시장으로서 환경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최 대표를 영입했을 뿐”이라며 이 같은 움직임에 특별히 대응할 생각이 없음을 내비 춘 것으로 알려졌다.
김범진 부대변인도 “시민단체 대표를 인수위원장으로 위촉한 것은 투명한 시정을 펼치려는 당전자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mekim@sisa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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