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중 빚 갚는데 쓴 돈 급증…"소비둔화 요인"

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

2017-02-28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국내 적자가구들이 소득 중에서 빚을 갚는 데 사용하는 돈의 비중이 급증했다.특히 소비를 주도해야 할 고소득층에서 이런 현상이 더 두드러져 내수 위축에 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현대경제연구원 임희정 연구위원은 28일 이런 내용을 담은 ‘국내 적자가구의 가계수지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서 임 연구위원은 소득보다 지출이 많은 국내 적자가구를 대상으로 소득대비 부채차입 비율과 부채상환 비율을 분석했다.   우선 소득에서 부채상환에 쓰는 돈의 비율은 지난 2001년 26.5%에서 2014년 42.1%로 13년 새 15.6%포인트나 급증했다.   특히 지난 2001년부터 2009년까지 8년간은 5.2%포인트가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2009년부터 2014년까지는 10.4%포인트가 올랐다.   임 연구위원은 “금융위기 이후 빚을 갚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심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저소득 가구보다는 고소득 가구에서 상승 폭이 컸다.소득 상위 20%인 고소득층에서는 소득대비 부채상환비율이 지난 2009년 37.6%에서 2014년 45.4%로 금융위기 이후 7.8%포인트 올랐다.   반면 하위 20%인 저소득층은 같은 기간 34.1%에서 36.6%로 2.5%포인트 증가하는데 그쳤다.   중간소득층은 30.7%에서 42.1%로 11.4%포인트 높아졌다.   임 연구위원은 “중산층이나 고소득층이 금융위기 이후 부채 상환에 더 많이 매달렸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돈을 써야 하는 계층에서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셈”이라며 “부채상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전체 적자가구의 소득대비 부채차입 비율은 지난 2009년 10.0%에서 2013년 14.9%까지 상승했으나, 2014년 다시 11.1%로 하락했다.   다만 상위 20% 고소득층의 소득대비 부채차입 비율은 2009년 10.4%에서 2014년 17.8%로 7.8%포인트 올랐다.   이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고소득층이 부동산 마련을 위해 대출을 늘렸기 때문이라고 임 연구위원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