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광주 ‘물갈이’, 뇌관 건드리나

컷오프, 광주시만 해당돼
창당과정‧호남민심 큰 도움 준 광주의원들
여러 계파 흡수로 분열시 속도

2017-03-01     이창원 기자
[매일일보 이창원 기자] 국민의당이 현역 의원 컷오프(공천배제)를 광주 지역에만 적용하기로 결정하자 당 안팎에서는 이번 결정이 당 갈등‧분열의 ‘뇌관’을 건드리지 않겠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국민의당은 지난달 29일 시·도별 현역 의원 평가 결과 하위 20%에 대해 컷오프(공천배제)를 적용하기로 해 소속 의원이 6명인 광주지역에만 컷오프가 실시될 예정이다.현재 국민의당의 현역의원 17명 중 인천 계양갑 신학용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에 ‘현역 20% 컷오프’를 전체 소속 의원에 적용하면 3~4명이 컷오프 대상이지만 시·도별로 이를 적용하면 소속 의원이 6명인 광주시만 해당되기 때문이다.국민의당 소속 광주지역 현역 의원은 천정배(광주서구을)‧박주선(광주동구)·김동철(광주광산구갑)·임내현(광주북구을)·권은희(광주광산구을)‧장병완(광주남구) 의원 등이다.특히 천정배 공동대표와 박주선 의원은 각자의 신당 창당 작업을 진행하다 안철수 공동대표에게 힘을 보탰으며, 다른 의원들도 안철수 공동대표가 국민의당을 창당하는 과정 속에서 큰 힘을 보탰던 인사들이다.또한 국민의당이 창당 이후 더불어민주당을 위협할 정도의 ‘호남 민심’을 얻어낼 수 있게 된 데에는 이들 광주 의원들의 역할이 컸다.이들은 지난달 11일 기득권 포기 선언 기자회견을 갖고 “당에서 정한 공천룰을 존중할 것이며 의원직을 이용한 어떠한 기득권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며 “적법하게 실시하는 공천심사와 경선결과를 승복 하겠다”고 밝힌바 있다.하지만 이들 중 한명이라도 컷오프 될 경우 당내 세력간 갈등 및 분열이 표면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실제로 광주 의원 중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며 안철수 공동대표에 힘을 보탰던 김동철 의원은 컷오프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상황에 직면하자 지난달 29일 “당 지도부가 그른 길로 갈 때는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며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국민의당은 창당 과정 내내 이 부분이 분열의 ‘뇌관’이 될 것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공천과 총선이 진행되면서 세력간 갈등이 수면 위로 오르게 될 것은 분명하고, 특히 여러 계파를 흡수한 국민의당의 경우 계파간 ‘고차방정식’이 세워지면서 분열의 파급력과 속도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이다.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천정배 공동대표를 지역구가 아닌 비례대표로 돌리는 전략을 선택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창당 과정에서 이른바 ‘공신’들을 컷오프 명단에 쉽사리 포함시킬 수 없는 상황에서 안철수 공동대표가 서울노원병 지역구 선거 의지를 이미 확실히 보인 만큼 천정배 공동대표가 전국 선거 지원을 명분으로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이라는 것이다.또한 5선 천정배 공동대표의 지역구인 광주서을 지역에 더불어민주당이 영입인사이자 정치신인인 양형자 전 삼성전자 상무를 전략공천한 것도 국민의당 지도부에게 있어 유리한 명분이 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