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대-중소기업 임금격차 역대 최고…대기업의 62% 수준
2017-03-01 이수빈 기자
[매일일보 이수빈 기자] 지난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가 통계 이후 가장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1일 통계청과 고동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기업(상시근로자가 300인 이상인 사업장)의 상용근로자 임금은 월평균 501만6705원으로 전년보다 3.9% 올랐다.같은 기간 중소기업(상시근로자 5∼299인 사업장)의 상용근로자 임금은 월평균 311만283원으로 3.4% 상승했다.대기업 근로자의 임금 인상률은 2014년에 이어 2년째 중소기업보다 높게 나타나면서 개선 조짐이 보였던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다시 커지고 있다.지난해 중소기업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대기업 대비 62.0%로,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2009년 65.0%였던 이 비율은 2010년 62.9%, 2011년 62.6%로 떨어졌다.2012∼2013년엔 64.1%로 올라서다가 2014년 다시 62.3%로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지난해 최저치를 기록했다.대기업-중소기업의 임금 격차가 커지는 것은 세계적 경기불황과 더불어 국내 경기도 열악해지면서 중소기업의 경영난이 극심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외환위기 이전에는 대기업과 비교한 중소기업의 임금이 80% 수준이었는데 최근엔 60% 초반대까지 떨어졌다”며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경영환경 변화를 크게 받기 때문에 최근 몇 년간 급여 지급 능력이 악화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또한 대기업의 독점력으로 인한 하도급대금 후려치기, 인력 유출 등 불공정 관행이 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 상승을 막은 중요한 요인이 됐다는 지적도 제기된다.대기업과 중소기업 임금 격차를 특히 크게 벌리는 요소는 정액급여(기본급)보다는 초과근로수당과 성과급 등 특별급여다.기본급만 보면 중소기업 임금이 대기업의 75% 수준이지만 초과·특별급여를 합치면 격차는 급격히 커진다.지난해 대기업 근로자는 월평균 임금의 31.5%(158만원)를 초과·특별급여로 받았다.반면 중소기업 근로자 임금에서 초과·특별급여가 차지하는 비중은 17.1%(53만원)로 비율이 두 배 가까이 차이 난다.노 연구위원은 “임금격차 해소를 위해서는 결국 중소기업의 성과급을 현실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가 ‘핵심인력 성과보상금’ 제도처럼 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성과 공유 모델을 더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