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살때 할부하면 신용등급 0.2등급 낮아져

대리점은 무턱대고 할부 권장…피해자 양산 우려

2017-03-02     이수빈 기자
[매일일보 이수빈 기자] 부담되는 가격때문에 새 차 구입시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할부금융이 신용등급을 평균 0.2등급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정에 따라서는 신용등급이 한 등급 낮아지기도 해 금융권 대출에 제한을 받을 우려가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2일 신용정보업계의 자체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를 보면, 캐피털사나 카드사의 할부금융을 이용해 신차를 구매하면 신용등급이 평균 0.2등급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신용등급은 신용도에 따라 1∼10등급으로 나뉘는데 통상 4등급 이하는 은행에서 대출받기가 쉽지 않아 금리가 은행보다 높은 저축은행이나 카드·캐피털사 등 여신금융회사의 문을 두드리게 된다.7등급 이하 저신용자는 금융회사 이용이 어려워 주로 대부업체에서 법정 최고금리(현재 연 34.9%)에 달하는 고금리로 돈을 빌려야 한다.신용도가 0.2등급 하락하더라도 등급 하한선 대비 여유가 있다면 타격이 덜할 수 있지만, 신용점수가 등급 하한선에 가까이 있거나 걸쳐 있는 경우 0.2등급의 차이라도 신용등급의 강등을 가져올 수 있다.은행연합회 금리비교 공시를 보면 신용도 1∼2등급과 3∼4등급의 평균 대출금리(일반신용대출 기준)는 0.4∼1%포인트 차이가 난다.또 신용기록이 충분히 축적된 할부 이용자의 경우 신용도 하락이 크지 않은 반면, 기존 대출금이 많거나 신용기록이 거의 없는 경우에는 할부금융 이용에 따른 신용도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더 클 수도 있다.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2014년 말 기준 자동차 할부금융 취급실적(중고차 포함)은 11조8000억원에 달한다.이는 전년도 말의 10조3000억보다 14.6% 늘어난 규모로, 최근 수입차를 중심으로 자동차회사들이 할부금융 연계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취급액이 매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계열 캐피털사의 할부금융을 연계해 차량을 판매했을 때 본사로부터 인센티브를 높게 받을 수 있어 할부금융 이용을 적극적으로 권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하지만 국산차 구매에 비해 할부금액이 큰 고가의 수입 승용차를 구매하더라도 신용도 하락폭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업계 관계자는 “1억원이 넘는 수입차나 2000만원대 국산 중형차나 할부금융 이용시 신용도의 평균 하락폭이 비슷하다”며 “애초 고가의 신규 차량을 할부 구매하려면 이를 뒷받침할 만한 소득이 인정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신용정보업계는 신차 할부금융 이용에 따른 신용도 하락이 상대적으로 낮으므로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말한다.앞서 지난 2011년 신용정보업계는 평균 0.5등급이었던 신차 할부금융의 신용도 하락폭이 과도하다는 캐피털업계 지적으로 하락폭을 현 수준으로 조정한 바 있다.한 신용정보회사 관계자는 “대출을 새로 하면 재무적인 부담을 일으키기 때문에 신용도가 일정 수준 하락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신차 할부 이용자는 신용도가 평균적으로 좋은 편이어서 은행 대출과 비슷한 수준으로 하락폭이 적다”고 말했다.이어 “정상적인 신용기록이 쌓이면 신용도가 오르기도 하므로 모든 사람이 신차 할부금융 이용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그러나 이러한 사실은 일반인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데다 할부금융을 판매하는 자동차 대리점이나 딜러사들이 충분한 설명없이 오히려 할부금융을 권장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피해예방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