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귀’막고 마이웨이”
김종인 연대 제의에 ‘박지원 입당’으로 화답
당 정체성에도 연대는 ‘독약’
호남 핵심멤버 구축, 유리한 고지 점령
2017-03-03 이창원 기자
[매일일보 이창원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의 김종인 대표의 전격적인 ‘야권통합’ 제의에 미동도 않고 ‘확고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특히 안 대표는 지난 2일 김 대표의 제안 직후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밝혔고, 더 나아가 당일 오후 ‘호남 맹주’ 박지원 의원에게 국민의당 입당 선언을 받아내는 것으로 답을 대신하며 확실한 선을 그었다.이렇듯 안 대표가 더민주의 연대 제의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것은 이를 받아들일 경우 당 정체성 자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안 대표는 더민주를 탈당하고 국민의당을 창당하면서 “(더민주와의) 연대는 절대 없다”고 밝혔고, 최근까지도 공식‧비공식석상에서 이같은 입장을 공언해왔다.또한 안 대표 자신을 포함한 국민의당 대부분의 현역의원들이 더민주를 탈당한 인사들인 만큼 다시 연대할 정치적 명분도 없다.안 대표 개인의 ‘정치생명’에 있어서도 더민주와의 연대는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안 대표는 지난 2011년 서울 시장 선거와 지난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각각 박원순‧문재인 당시 후보자와 연대하며 양보하면서 ‘철수(撤收) 정치’라는 꼬리표가 붙었다.때문에 이번 총선에서 또 다시 ‘연대‧양보’가 되풀이될 경우 더 이상 정치생명을 이어갈 수 없게 돼 안 대표로써는 ‘배수진’을 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야권의 ‘심장’으로 상징되는 호남 지역을 빠르게 흡수해나가고 있다는 사실도 안 대표의 마이웨이 행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안 대표는 더민주 탈당 이후 바로 호남에 내려가 ‘호남 민심 잡기’에 열을 올리며 야권의 ‘적통성’을 가져오는데 총력을 기울였다.게다가 따로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이던 광주의 박주선‧천정배 의원과 합당하고, 최근에는 정동영 전 의원과 박지원 의원을 입당시키며 호남의 ‘핵심멤버’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이렇듯 국민의당이 더민주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령해 나가자 급해진 김종인 대표가 연대를 제의한 것이 아니겠냐는 것이 안 대표의 판단한 ‘의심스런 의도’라는 것으로 보인다.또한 박지원 의원의 합류로 인해 국민의당은 원내교섭단체 구축까지 현역의원 2명만을 남겨놓게 됐다.특히 박 의원의 영향력을 감안했을 때 최소한 1~2명이 국민의당에 입당할 것으로 보이고, 최근 더민주 컷오프 명단에 이름을 올린 안 대표의 측근인사 송호창 의원이 합류하게 되면 무난하게 원내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사실상의 19대 국회가 막을 내렸지만 원내교섭단체가 구성될 경우 20대 국회의 ‘3당 체제 구축’을 강조해온 안 대표와 국민의당에게는 이번 총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은 분명해 보인다.모든 상황이 ‘연대불가’로 향하는 상황에서 ‘강철수’(강한 안철수)의 마이웨이 행보가 지속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