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특별기획 ① 위기를 기회로! 新조선한류 꿈꾼다] 잘나가던 조선산업, 왜 흔들리나
과거 경제성장 뒷받침하던 기간산업서 부실산업 전락
중국 맹추격·저유가 인한 해양플랜트 부재 등 영향
2016-03-07 이한듬 기자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세계를 주름잡던 한국 조선산업이 흔들리고 있다. 글로벌 경기 악화에 해양플랜트 악재 등이 겹치면서 지난 2년간 대형 조선사들의 누적 손실만 10조원에 달하는 등 최악의 부진에 신음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각 조선사들은 미래를 준비하며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이에 <매일일보>에서는 4회에 걸쳐 조선산업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해본다. <편집자주>조선업계가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해 사상최대의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올 들어서도 별다른 수주실적을 내지 못하는 등 경영난이 지속되고 있는 것.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업계를 대표하는 ‘빅3’가 지난해 기록한 손실 규모는 총 8조여원에 달한다.업체별로는 대우조선이 지난해 5조여원, 현대중공업이 1조4000억~1조5000억원, 삼성중공업이 1조5000억~1조7000억원 수준의 영업 손실이 예상된다.현대중공업이 2014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하며 비상경영에 돌입한 적은 있지만, 조선 빅3가 한꺼번에 조원대의 손실을 낸 것은 조선업 사상 최초의 일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조선산업이 외환위기때보다 더욱 심각한 상황에 직면한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이처럼 조선업계가 위기에 처한 가장 큰 원인으로는 저유가 지속으로 인한 해양플랜트 손실이 꼽힌다. 해양플랜트는 바다 밑에 저장된 원유들을 끌어올려 수송하는데 필요한 각종 특수선박들도 한 척당 수주가격이 일반 선박의 수배에 달한다.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상선발주가 전무하다시피 줄어든 상황에서 해양플랜트는 조선사들에게 불황돌파를 위한 창구로 여겨졌다. 실제로 지난 2013년 조선 ‘빅3’는 해양플랜트 수주에 집중하며 각자 연초 설정했던 수주목표액을 초과달성했다.그러나 이듬해인 2014년부터 미국을 중심으로한 셰일가스 개발 붐으로 유가하락세가 장기화 되면서 오일 메이저사들의 해양플랜트 발주가 급속도로 줄어들었다. 고유가 기조가 유지되면 채굴단가가 비싼 해양플랜트의 발주가 많지만 유가하락은 그 반대의 결과를 낳는다.더욱이 단순 발주량 뿐만이 아니라 기존에 수주했던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역시 추가 대금 환수에 어려움을 겪거나 발주자체가 취소되는 일이 생기기 때문에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실제로 지난해 조선 빅3가 기록한 적자 8조원 가운데 해양플랜트 손실만 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이런 가운데 올해도 저유가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조선 3사는 지난해 수주 목표인 470여억 달러보다 20% 가량 줄어든 370여억 달러를 올해 목표로 세웠다.중국 조선산업의 맹추격 역시 우리나라의 조선산업을 위협하는 요소로 지목된다.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조선업계의 전체 수주량은 1015만 CGT로 중국 1025만 CGT에 이은 2위였다.중국이 한국의 수주량을 앞지른 것은 2012년부터 4년째다. 특히 중국이 우리나라 조선업계의 핵심인력을 영입하는데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져 일반 선박뿐만 아니라 특수선 등 고부가가치 핵심 기술력의 유출이 우려되는 상황이다.업계는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물론 정부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지만 기업별 지원보다는 조선산업 전반에 걸쳐 해외선주, 투자자, 금융기관의 신뢰를 획득할 수 있도록 보다 전폭적이고 적극적인 지원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