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소비자물가 상승률 OECD 10위로 상승

“전 세계적인 성장세 둔화와 저물가 현상 때문”

2017-03-07     이수빈 기자
[매일일보 이수빈 기자] 최근 3년새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선진국들 사이에서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지난해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역대 최저치로 떨어지며 디플레이션 우려를 낳았지만, 세계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변동 폭이 적었다는 분석이다.7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2015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0.7%는 OECD 34개 회원국 중 10위를 기록했다.3년 전인 2012년 한국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2%에 달했지만 OECD 순위는 21위에 그쳤다.물가상승률이 1.3%로 떨어진 2013년에는 오히려 20위로 한 계단 올랐고, 변동이 없었던 2014년(1.3%)에는 1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2015년에는 물가상승률이 0.7%로 반토막이 나 관련 통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그러나 이는 한국은행의 중기 물가안정목표(2.5∼3.5%) 하단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었지만 OECD 회원국 사이에서는 상위권인 10위에 오른 것이다.이처럼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수년째 둔화세를 이어갔지만 OECD 내 순위가 상승한 것은 전 세계적인 성장세 둔화와 저물가 현상 때문으로 관측된다.세계 경제 회복세가 미약한 가운데 OECD 평균 물가상승률은 2012년 2.3%에서 0.6%로 3년 새 1.7%포인트나 주저앉았다. 한국(-1.5%p)보다도 감소 폭이 컸다.이 기간 미국(2.1→0.1%), 영국(2.8→0%), 프랑스(2.0→0%) 등 주요 선진국이 줄줄이 0%대로 떨어졌다.특히 유럽연합(EU)에 속한 28개국의 평균 물가상승률은 2.6%에서 0%로 추락했다.2012년과 지난해를 비교해 물가상승률이 오른 국가는 OECD에서 일본(0→0.8%)과 칠레(3.0→4.3%), 노르웨이(0.7→2.2%) 3곳 뿐이었다.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글로벌 경제가 둔화하고 저유가 국면이 길어지는 등 물가 하향으로 미치는 영향이 많았던 가운데 한국이 상대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이어 그는 “그러나 우리가 잘해서 순위가 자연스럽게 올라간 게 아니라 다른 나라들이 더 많이 내려간 데 따른 특이한 상황”이라며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저물가·저성장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