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특별기획 ② 위기를 기회로! 新조선한류 꿈꾼다] 고부가가치로 활로 뚫어야
조선업은 노동집약적 산업…주도 국가 이동은 당연
양보단 기술개발 통한 고부가가치 수주에 전념해야
2016-03-07 이한듬 기자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처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단순히 수주량 확대에 매진하기 보단 고부가가치 프로젝트의 수주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조선업 자체가 노동집약적 산업이라 전체적인 수주가 노동력과 생산성 효율이 높은 신흥국을 중심으로 주도권이 이동하는 만큼, 고부가가치 선박에 대한 차별화된 기술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7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경제위기 장기화로 인해 세계 조선산업이 전반적으로 수주가뭄에 시달리는 가운데, 수주실적 부문에 있어 주요 국가의 입지가 변동하고 있다.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그동안 세계 조선산업의 강자로 군림하던 한국은 지난해 연간 수주실적이 1015만CGT로 1025만CGT을 기록한 중국에 1위를 내줬다.한국의 수주실적이 중국에 뒤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2년 이후 4년째다. 일본은 지난해 914만CGT를 수주하며 3위를 기록했다.시장점유율은 중국이 30.3%, 한국 30.0%, 일본 27.1%로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노동력을 앞세운 중국과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의 강공에 조선 맹주였던 우리나라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판도 변화를 한국 조선산업의 위기라기 보다는 자연스러운 주도권 이동 현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실제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지난해 6월 열린 CEO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조선산업의 맹추격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조선산업은 첨단이 아닌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국민소득이 어느 정도 올라가면 경쟁력을 잃을 수 밖에 없다”며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주도국가는 50년대 영국, 60년대 스칸디나비아, 90년대까진 일본, 2000년대 한국으로 항상 움직여왔고, 그런 흐름으로 본다면 조선산업은 중국으로 (주도권이)가야할 산업”이라고 말한 바 있다.또 이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는 “전체적인 수주량 면에선 중국에 뒤지더라도 기술 격차를 통해 고부가가치는 놓치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때문에 각 조선사들은 기술 경쟁력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플랜트·해양 엔지니어링센터를 상암동으로 이전해 설계 부문의 역량을 극대화하고 있고, 주요 기자재 국산화와 설계 표준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스마트십, 에코십 개발 등 미래형 선박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대우조선해양 역시 800여명의 R&D인력을 중심으로 연구 개발에 매진하고 있으며, 2018년 초 전국 사업장에 흩어져있는 R&D 인력을 현재 서울 마곡지구에 조성 중인 R&D센터로 끌어모아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삼성중공업도 지난 2014년부터 판교 R&D센터에 해양플랜트 분야 설계·R&D 인력을 불러모아 기술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엔지니어 확보, 해양플랜트 역량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선박의 종류가 점차 다양해지고 첨단 ICT, 친환경 기술과 접목한 미래형 선박의 수요가 확대되면서 각 조선사들의 기술 경쟁력 강화는 향후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을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