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특별기획 ① 10대 건설사 상반기 경영전략] 삼성물산, 신규사업 자제하고 ‘재건축’ 매진
올해 상반기 공급 7곳 전부 서울 및 수도권 재건축 단지
1·2월 해외 신규 수주 없어···사이즈 줄이고 수익성 높은 도시정비 사업 ‘올인’
2017-03-07 임진영 기자
[매일일보 임진영 기자] 건설업계가 침체에 빠져있다. 공급 과잉, 대출 규제 강화, 금리 인상 등 국내 주택 시장은 3대 악재에 신음하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도 저유가 사태로 인해 주요 발주처인 산유국들이 일감을 줄이면서 수주 실적이 감소하고 있다. 이에 각 건설사들은 올해 상반기 대대적인 비상·긴축 경영에 나서는 등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매일일보>는 10대 건설사들의 올해 상반기 경영행보를 총 10회에 걸쳐 조명하고자 한다.삼성물산은 지난해 345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특히 해외 사업장에서의 손실이 결정적이었다. 세계 최대 광산 인프라 건설 공사인 호주 로이힐 프로젝트에서 발주처와 비용 부담 문제를 놓고 협상이 길어지면서 공기가 지연됐고 이로 인한 원가액이 증가했다.삼성물산은 로이힐 사업장에서만 5000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물산의 2016년 상반기 행보는 해외 손실을 최소화 하면서 수익성이 높고, 잘 할 수 있는 사업에 치중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우선 올해 1월부터 3월 초순까지 신규 해외 수주가 ‘전무’ 했다. 우선 현재 벌려놓은 해외 사업들의 조속한 준공에 매진하고 무리한 수주 확장은 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12월 호주 로이힐 사업에서 첫 철광석 선적에 성공했다.이는 2013년 4월 착공 이후 32개월만의 일이다. 로이힐 광산에서 첫 철광석 선적이 이루어졌다는 것은 주요 공사가 거의 마무리 상태에 다다랐다는 의미다. 삼성물산은 공사 지연으로 인해 오랫동안 실적에 짐으로 작용해 온 로이힐 프로젝트의 조속한 마무리에 매진할 계획이다.국내 사업 부문에서는 공급량을 크게 줄이고,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에 치중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삼성물산은 올해 3월까지 국내서 두 건의 신규 주택 공급을 진행했는데 두 건 모두 서울 지역의 재건축 단지다.우선 삼성물산은 지난 달 말에 서울 광진구 구의동 구의1구역을 재건축 한 ‘래미안 구의 파크스위트’를 공급했다. 이 달 말에는 서울 강남 개포동 개포 주공 2단지를 재건축 한 ‘래미안 블레스티지’를 공급할 예정이다.삼성물산은 앞으로 올해 상반기까지 총 7곳에서 주택을 공급할 예정인데 1곳은 경기 과천 재건축 단지고, 나머지 6곳 모두가 서울 지역 재건축 단지들이다. 서울 도심 재건축 단지들은 대기 수요가 풍부하고, 수익성이 높은 곳들이다.삼성물산은 양적으로는 공급 물량을 크게 줄이면서, 이른바 ‘서울 재건축’이라는 노른자위 입지에만 선별적으로 주택 공급에 나서겠다는 경영 행보를 선보이고 있다.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 2008년부터 8년간의 ‘서초동 삼성타운’시대를 마감하고, 오는 18일부터 경기 판교 알파돔시티로 이전한다.7000여명의 본사 직원 중 3100여명이 ‘사이즈를 줄여’ 판교로 이동하는 것을 두고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삼성물산의 구조조정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삼성물산의 계속된 래미안 아파트의 공급에도 불구하고 판교 이전이 래미안 브랜드와 주택 사업 부문 매각의 사전 작업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가운데 삼성물산의 판교 이전과 관련된 행보도 업계의 관심거리다.삼성물산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동안 우선 잘 할 수 있는 상품과 시장에 집중해 수익성 위주의 사업만을 국내와 해외서 선별해 사업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또한 “판교 이전은 건설부문의 일원 집중화가 목적이며, 주택 사업 부문의 매각도 없을 것”이라며 “작지만 강한 소수 정예 전략으로 수익성이 높은 입지에 래미안 아파트를 공급해 래미안 브랜드의 가치를 더욱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