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심사 강화에도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증가
작년보다는 둔화…집단대출 영향
2017-03-09 이수빈 기자
[매일일보 이수빈 기자]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 시행에도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난달 예년 수준을 크게 웃돌았다.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16년 2월 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644조2000억원으로 한 달 동안 3조원 늘었다.가계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은 482조5000억원으로 한달새 2조7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하지만 증가 규모는 작년 2월(4조2000억원)보다 1조5000억원 감소한 금액이다.올해 2월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5000가구로 작년 동기(8500가구)보다 크게 줄어 주택시장이 위축됐음을 보여준다.또 지난달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나머지 대출잔액은 160조9000억원으로 3000억원 증가했다.윤대혁 한국은행 시장총괄팀 과장은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은 집단대출의 영향으로 예년 수준을 상회하는 증가세를 이어갔다”며 “작년 2월보다 줄었지만 증가세가 확실히 꺾였는지는 추이를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집단대출은 일반적으로 분양 아파트 등의 입주(예정)자 전체를 대상으로 하고 중도금, 이주비, 잔금대출을 포함한다.지난달 1일부터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따라 수도권에서 은행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여신심사가 강화됐지만 집단대출에는 적용되지 않았다.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달 가계부책 대책이 시행됐지만 은행 가계대출이 예상보다 많이 늘었다”며 “가계부채 증가에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한편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733조4000억원으로 한달 동안 2조4000억원 늘었다.지난달 은행의 수신잔액은 1401조6000억원으로 1월보다 13조4000억원 늘었다.수시입출식 예금이 기업의 결제성 자금과 설 상여금에 따른 가계의 여윳돈 유입으로 11조원이나 늘었고 정기예금은 3조원 증가했다.